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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성매매는 미친 짓이다


BY 한여름 2002-07-15

"성매매는 미친 짓이다"

"성(性)을 사고 파는 인신매매의 근본적 원인은 매춘에 대한 남성의 수요와 여성의 낮은 지위, 그리고 청소년의 가출을 악용하는 어른들에게 있다."

지난 12일 여성주간을 맞아 2002 안티가부장제 페스티발, "평등 성문화 세우기-성매매는 미친 짓이다"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화합의 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축제는 성매매 여성들이 감금된 상태에서 벌어진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 사건과 개복동 화재참사 등에 대한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캠페인이자 성매매방지법의 제정을 요구하는 여성단체들의 무언의 압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여성회를 중심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남녀평등 성문화를 위한 두드림, 성매매 박살댄스, 성퍼즐게임, 페미니스트 가수인 안혜경씨의 공연도 마련되었다. 특히 행사장 주변에는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에 따른 사진전이 전시되어 일반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반여성 성(性) 오적(五敵)처단 물풍선던지기 행사에는 어린 꼬마들과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반여성 성 오적(五敵)이란 <음란물 찍고. 팔고. 보는 자/ 원조 교제하는 자/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하는 자/ 처녀막에 목매는 자/ 여자를 사고 팔아 돈버는 자>를 말한다.


시민참여 코너로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행사는 '월경팔찌' 만들기였는데 여성 참가자들이 자신의 생리주기를 기준으로 작은 구슬을 엮어가면서 자기 몸에 대한 변화와 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어 있는 팔찌이다.


행사에 참가한 시민 김영숙씨는 "생리 혹은 월경에 대해 잘 안다고 하면서도 막상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머뭇거리는 것이 우리들 세대의 보편적인 생각이었는데 월경팔찌를 만들어 보면서 좀더 명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알게되었다"고 말했다.


정박은자씨(대구여성회 인권담당)도 "여성 스스로도 월경을 한다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도 꺼려하는 문화가 바로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며 "작게는 내 몸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크게는 성폭력에 대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가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에 만연된 성매매가 전화방, 여관, 주택가 원룸 등으로 번져가면서 범죄가 되고 인권유린, 왜곡된 성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확연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히려 그것을 당연하고 정당하게 생각하는 것(성은 필요악이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용평등 상담실에서 일하는 곽은경씨는 "이번 행사는 성매매방지법, 공청회, 실태조사 등을 통해 왜곡된 성문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잘못된 성문화를 깨기 위한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성적 인신매매를 고발하는 영상전과 성매매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서명운동이 열렸고 인신매매 현장을 고발하는 게시물이 거리 곳곳에 전시되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이강실 공동대표는 "우리가 벌이는 페스티발은 신명난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하는 축제"라며 "하루에도 5명∼20여 명까지 윤락을 강요받는 여성들이 있다는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들만의 축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번 행사에 소수지만 몇몇 남성들이 참여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보였다는 점도 우리나라 성문화 개선을 위해 발전적인 모습이라고 생각되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이 안혜경 가수와 함께 열창했던 노래 '기억하는가(글 이혜란/ 곡 이원경)'의 노랫말을 함께 나누고 싶다.


【기억하는가 군산시 개복동 화염속 무참히 스러져간 딸들을 거대한 성매매 그물에 걸려 몸부림치던 딸들의 고통을/ 기억하는가 지금도 곳곳에 감금을 당한 채 신음을 하는 딸들을 보이지 않는 창살에 갇혀 숨 죽인 채 내는 흐느낌을/ 더 이상 감시와 통제 속에 눈물짓게 할 순 없다 돈벌이 수단으로 빚만 진 채 계속 팔려가게 할 순 없다/ 그들은 어머니의 예쁜 딸이고 언니의 살가운 동생이니 야만적인 성매매 어둔 터널에서 밝은 빛을 보게 하리라/ 우리 뜨거운 가슴으로 평등세상 만들어가자 성매매 방지법 제정을 향해 여성의 이름으로 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