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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상담


BY 노처녀 2002-07-24

안녕하세요.
여기 매일 들러 많이 공감하고 배우고...근데 글쓰는건 처음이예요.
그냥 누구에게 말을 하고 싶어서요.
전...올해 서른둘인 흔히 말하는 노처녀예요.
제 얘기 조금 하자면
저 26에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남자랑 일대일로 앉아 봤고
29에 첫사랑, 첫키스를 해본 좀 꽉막히고 여자다운 매력이 없는
지금도 남자에 대해 잘 모르겠고 도대체 남들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지 너무나 궁궁해 하는 여자입니다.

올 1월에 저보다 네살많은 남자를 만났어요.
제 일생에 두번째 남자지요.
이남자...4형제중에 막내이고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혼자 사는데
연봉 6천에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왠만한 살림은 다 있고...
별볼일 없는 저에 비하면 모두 겉만 보고 땡잡았다 할테지만
이남자 성격이 너무...기복도 심하고...비위 맞추기 어렵고
도저히 속을 알수가 없고...매사에 짜증이고...귀찮은거 딱 질색이고...엄청 깔끔하고...무서울 정도로 자기 건강에 대해서 철저하고...
저 무뚝뚝하고 애교없고 퉁명스럽지만
그사람한테 단 한번도 화내본적 없고
그의 말이나 뜻에 제 주장 펴보지도 않고 한번도 싫다거나 거절한적 없었어요.
아직도 내가 먼저 뭐 하자고 졸라본적이 없을 정도로
전 그를 매우 불편해 하는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만남을 이어간건 그사람 성격이 누구에게나 그러는 성격이고
성격을 파악하고 나니까 이젠 익숙해졌고 미운정도 생기고...
저한테는 그래도 많이 조심하고 가끔 미안해하고
만나면 잘해주려고 노력하는게 보이니까...
근데 지금까지 이렇다 저렇다 어떠한 확신도 없고
일주일에 한번, 이주일에 한번 정도 만나는게 고작이예요.
안보고 지낼땐 내생각을 하기는 하나 싶을 정도로 무심하죠.
나보다 주위에서 그나이에 그게 뭐하는 거냐 더 난리들이고...
제 남동생 여자친구가 서른인데 빨리 결혼하자고 조르나봐요.
저도 동생먼저 가라고 양보를 했지만
동생은 절대 누나 먼저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네요.
이남자 저랑 결혼할 생각은 있는것 같은데
결혼에 대해 너무나 심각하게 고민하나봐요.
전 결혼하자는 얘기를 기다리는데 그는 얘기를 꺼낼듯 말듯 또 제자리예요.

점점 싫증나고...그러던중 또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었어요.
소개팅 나갈때만 해도 그사람한테 너무 화가나고
이사람 저사람 만나 봐야한다는 주위 여론에 힘을 얻어 나갔는데
평범한 집안 장남이지만 동갑이라 처음부터 말도 잘 통하고 참 편하더라구요.
우선 성격이 그사람과는 너무 달라 만나면 편하고 기분 좋고...
그사람 만날때는 항상 긴장하고 어디하나 흐트러진 모습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사람 만날때는 화장 안하고 슬리퍼 신고도 만날수 있는게 좋았어요.
근데 문제는 이제부터예요.
겨우 일주일에 한번 전화 하던 그사람(먼저 만난사람)이 요즘엔 매일 전화하고 휴가도 같이 가자고 하네요.
저한테 이상한 느낌을 받은건지...
이젠 그사람이 결혼하자고 말을 꺼낼까봐 걱정이예요.
전 그사람에게 죄 짓는거 같은 마음이 들면서도 또 다른 남자에게
메일을 보내며 행복해하고 있어요.
이제 계속 거짓말은 늘어 갈테고 이러다 결국 이사람, 저사람 다 놓칠수도 있겠죠.
저도 저를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려고 일을 벌이는지...
제가 여기서 둘중 누가 더 나을까요 라고 물어보려는건 아니구요
제가 이제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도저히 답이 안나와서요.
물론 한쪽을 정리해야 한다고 하실테지만
어떠한 결정도 소심한 저한테는 너무 두렵고 무섭네요.
아마 제 마음속에 그 둘을 놓치면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거구
또다시 몇년을 혼자 보내야하는 두려움이 있나봐요.
친구는 별고민 다한다고 말해요.
니가 결혼한 유부녀도 아닌데 누군 양다리, 세다리 걸치고
결혼만 잘하더라고...
저도 나이에 밀려 쫓기듯 결혼하고 싶지 않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결정을 하리라 마음을 먹고 있지만
그 누구도 내 인생을 살아주지는 않고
모든 결정은 결국 내가 내려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겁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