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아이만 키운지 6년이 넘은 나
공중전화 청소를 하겠다고 나섯다.
물론 남편에게는 거짓말로 둘러댔다.
그리고 아이들은 친정엄마에게 임시로 맡기고
첫출근을 하였는데
거기 아저씨와 공중전화 위치 파악을 하며 다니다
하필이면 지갑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것이다.
내가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가방을 제대로 안챙기고
오토바이 뒤좌석에 엊어놓고 그냥 달려버린것이다.
애고애고 거기에 신분증이며 카드며 거금주고 산
내 지갑 그리고 집열쇠 차열쇠
앞이 캄캄해 공중전화에서 분실신고를 하는데
왜이리 시간은 많이 걸리는지
더운여름에 땀 삐질삐질 흘리며 초조한 마음
한참뒤 집에 전화를 했더니
누가 가방을 주었다며 전화가 왔더란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그런데 구닥다리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데
큰길에선 덤프트럭들이 내달리지
오토바이는 힘이 없어 빌빌대지
정말 손이고 다리고 안아픈 곳이 없었다.
그리고 대충 알려주었으니
오늘은 가까운곳부터 청소를 하라는데
정말 자신이 없었다.
아파트 단지에 내또래 엄마들 아이들 유모차 태워 다니며
한가로히 거니는데
고무장갑 끼고 오토바이 세워두고 청소를 할만큼
내생활이 절박하지 않았는지
아님 그정도 철판도 깔 내공이 없는 나이인지.
일단 차열쇠나 가지러 간다며 집으로 돌아와 보니
우리엄마 특유의 어지르기 작전
우리엄마는 청소한다며 오히려 더 늘어놓기만 한다.
마음도 심란한데 아이들이랑 집은 엉망진창이 되어 있고
아침도 굶고 나갔으니 허기지고
집을 대충 치우고 엄마랑 이야기 하다.
안되겠다 때려치우자 내가할일이 아니다 란
결론이 내려졌다.
막상 결론을 내리자 마음이 어찌나 홀가분한지
오토바이를 돌려다 놓고
차를 끌고 집에 오는데 기분이 상쾌하기 까지 했다.
멋도 모르고 도전한 나의 첫 취업이야기는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하루만에 막을 내렸다.
밤에 맥주를 사들고 들어온 남편과
이야기를 하며 어찌나 배를 잡고 웃었는지
어디서 가방을 잃어버렸냐고 하길래
방아다리 철도길 넘어 언덕올라가다 그랬다니까
나도 남편도 웃음이나서 참을수가 없었다.
혹시나 걸래로 쓸까해서 가져간 수건을 남편이 봤나보다
남편은 속으로 이여편네가 노가다를 나갔나 했다는데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물론 그 직업이 웃음이 나는 일은 아니지만
내가 하고 다닌 모습이 너무 웃기는것 같았다.
정말 집에서 노느니 얼마라도 벌어볼까 했지만
집에서 집안일 하고 아이들 챙기는데
어느덧 내 직업이 되어버린 지금
다른일로 업종변경은 당분간 어려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