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조금씩 오려는지 하늘이 거뭇거뭇해지는 점심, 회사 동료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러 사무실에서 좀 멀리 떨어진 이름있는 음식점을 찾아갔다. 보통 때와 달리 좀 거한 식사를 하고 싶어서....
그 중 보쌈을 먹었는데 먹다보니 고추와 무채가 모자랐다. 직원을 불러 고추와 무채를 좀 더 달라하니 그건 사이드 디쉬라고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뭔가 오해가 있지 싶어 카운터를 보는 아줌마를 불렀다. 그 분이 사장님이신지 지배인이신지는 모른채...
다른 중요한 내용물 말고 고추와 무채만 더달라고 하니 역시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집은 처음본다.. 불평을 하니 귀찮은듯이 종업원을 향해 더 갖다주라 한다. 그 표정이 우리를 무시하는 듯 싶어 우리 모두는 기분이 상했다.
카운터에 와 계산을 하며 우린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도리어 그 분이 할 말이 있단다. 우리들이 아줌마의 표정을 보고 뭐라 한 것이 그 아줌마는 기분이 나빴다고 한다. 또 본인이 사장인데 내가 '아줌마'라고 손짓하며 부른 것도 기분 나빴고...
전후 사정은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니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우린 고객으로서 대접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대우를 받고자 한 것이고, 그 아줌마, 아니 사장님 입장에서는 본인보다 나이 어리게 보이는 우리가 예의없는 사람으로 보였던가 보다.
결국 남편되는 분의 사과로 계산을 마치고 돌아서 나오는데..
마음이 편치 않다.
첫째는 내가 과연 고객으로서의 대접을 받기 위해 그렇게 나선 것이 잘 한 일일까.. 하는 생각과 아니,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고객으로서의 권리는 주장할 수 있었다는 당위성 간에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그 분은 분명히 우리가 본인을 장사하는 사람이라 무시했다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친정어머니도 장사를 하시건만, 내가 그 분을 무시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기에....
나 역시 장소와 시간에 따라 남에게 서비스를 해야 할 경우도 있고 고객 응대를 해야 할 경우가 있고, 식당에서처럼 서비스를 받아야 할 때도 있음이고...
다만 서비스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고객 서비스'라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있는 일인가... 그것 역시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객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 결코 자존심 상하지 않는, 그럼으로서 스스로 서비스인으로서 자부심을 갖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보다 나이가 좀 연배이신 분과 다툼을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지만, 만일 입장을 바꾸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 분이 '아줌마'라는 말에 왜 발끈 화가 나셨을까?
'아줌마'라는 것이 당신을 비하하는 말로 들은 것일까? .. 그건 아닌데...
결국 그 음식점 주인께 다른 사과의 말은 하지 못했지만, 오늘 하루 카운터 앞에서 기분이 상해있을 것을 생각하니 괜스리 마음이 편치 않다. 어차피 그 분이나 나나 삶을 살아가고, 아이를 키우고, 힘겹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인 것을....
그 분도 한 아이의 좋은 엄마이고 편안한 아내이고... 그럴테니..
그 분이 내가 당신을 무시해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음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많이 힘들겠지만, 음식점 경영이라는 것이 일종의 전문 서비스업이라는 점도 한번 더 생각하셨으면 좋겠고.
다시 그 음식점을 가게 될까?... 속상한 점심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