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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으로는 8월 22일경부터 갑작스레 인터넷이 느려지고 PC의 다운 현상이 생겼다는 글들이 윈도우즈 동호회 게시판에 폭주하기 시작한 거 같습니다.
저역시 그즈음해서 익스플로러 실행이 어렵고 운영속도가 급속히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나더군요. 마침 급한 작업을 하고 있던터라 놀란 마음에 얼른 백업부터 하고 잡으려고 했지만, 바이러스는 커녕 날벌레 한마리 잡히지 않더군요.-_-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오류(하긴 윈도우즈에서 원인을 알 수 있는 오류가 몇가지나 될까-_-)때문에 정신적, 물질적으로 손상이 있었습니다. 작업은 해야 되는데 걸핏하면 멈추고 다운되고, 익스플로러는 열었다 하면 지혼자 땀만 흘리다가 깽판을 치고...맥만 있었더라도하는 심정이 다시 한번 들면서 울화가 치밀어오르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거의 난리였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좀 커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참다못해 그 다음날 재설치를 결심하고, 비장한 맘으로 하드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백업도 안하고 파일 정리도 대충 한지라 백업하고 재설치하는데 걸릴 시간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그러다가 24일경, 한 윈도우즈 동호회의 글에서 해결책이 나왔습니다. 레지스트리 중 한 파일을 삭제하면 일단 정상적으로 복귀된다는 거였죠. 당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모두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쪽에 더 혐의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레지스트리 삭제 방법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도 속는 셈치고 그 파일을 찾아 삭제했고, 어찌된 일인지 그 이후로 속도도 점점 안정적이고 익스플로러 오류도 해결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이 모든 난장판의 원흉이 삼성몰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접속하는 PC에 광고 솔루션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오류를 일으키는 프로그램이 설치되도록 해, 영문도 모른 채 식은땀을 흘리는 사태를 초래한 것이죠. 뭐 이건 그렇다 칠 수 있습니다. 닫을 때 뜨는 팝업창 하나쯤 참아줄 수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역시 삼성몰의 대응 방식입니다. 최초 문제를 제기한 몇몇 사람들에게 쉬쉬하며 입을 다물 것을 '권고'하고, 일이 커지고 나서야 알량한 사과문 하나 내걸고 아직까지 나 몰라라하는 상태입니다. 최초 문제 제기때 해결방법과 신속한 조치가 따랐다면 그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어도 되고, 괜시리 새포맷을 해버리는 손실을 막을 수 있었을테죠.
유저들 스스로가 며칠간의 씨름을 통해 해결방법을 찾아 게시판에 올리고, 그리하여 대충 사태가 진정될 무렵, "아이구 미안합니다....살다보니 이런 실수가..어허허..뭐 이젠 괜찮죠?..이제 괜찮으니 그만 합시다..덤비지 마쇼들..나 삼성이야"하는 뉘앙스의 간단명료한 사과문 하나 올리는게 대기업이 할 짓입니까.-_-
더군다나 저처럼, 급한 작업때문에 밤을 지새웠던 사람도 상당수 있었을텐데, 그 피해보상은 어디서 받으란 말입니까. 도대체 기업 윤리란 게 있는지 없는지, 히딩크한테만 능력을 보여달라고 떼쓰지 말고 삼성 너도 능력되는 애들이 왜 이리 쫌스럽게 구냐.-_-
P.S : 흔히 듣는 얘기로, 차사고 크게 난 적있는 사람들은 여건만 되면 외제차를 산다고 하죠.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자동차가 안전을 전혀 보장해줄 수 없는 지경이 됨을 목격했을 때, 누가 국산차를 다시 타고 싶겠습니까.
괜히 거기다 애국심 어쩌고, 국내 경제기반 활성같은 소리하면서 외제차 탄다고 손가락질하면 눈도 꿈쩍 안할 겁니다.
쇼핑몰 들어가 본적도 없는데 오류 프로그램 깔리고, 36개월 할부해서 내 차 장만해서 어쩌다 전봇대에 쿵하고 부딪혔더니 에어백 안튀어나오고 종잇장처럼 구겨지고..자알 한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