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한 친구가 있다.
결혼전엔 서로 아픈 연애를 하느라 늘상 술마시고 울고 얘기하고 그랬었는데...
그친구는 다른 남자랑 결혼을 하고, 난 그렇게 아프게 사귀던 남자랑 결혼을 했다.
그리고 바로 임신을 해서 아기를 낳았다.
20일 차이로 그친구가 먼저 아들을,
그담엔 내가 아들을 낳았다.
요즘 그 친구랑 통화를 하면 정말 마음이 허해진다.
결혼전엔 속상한 얘기도 곧잘 했었는데(거의 속상한 얘기만)
지금은 서로 남편에 대한 얘기나 살림살이 뭐 그런얘기는 좋은 얘기만 하게된다. 말하자면 흉되는 얘기는 일체 안한다.
그러다 보니 통화를 해도 예전의 친밀감이 없고 겉도는 것만 같다.
요즘은 육아문제로 괜히 신경전이다.
누가 먼저 뒤집었네. 누가 몇킬로 더 나가네... 그러면서.
거기다 그 친구의 말투가 영 거슬린다.
예전엔 연애로 괴로운 나의 마음을 잘 꿰뚫어줘서 속이 후련했었는데
그친구 말투가 좀 어른스럽고(말하자면 아줌마말투)
항상 남을 가르치는 듯한 말투이긴 하지만 전엔 괜찮았는데
요즘은 나의 육아방식에도 자꾸 자기 주장을 펴고 가르치려드니 정말 자존심 상하고 화가 난다. 내가 속이 좁은 걸까.
나도 모든 정보를 수집해서 아일 기르려고 하는데
언제나 통화를 하고 나면 나는 바보엄마가 되고 만다.
차라리 통화를 하지 말까. 생각해보지만 그러기엔 너무 의리없다 싶고.
나는 내 방식대로 할래 그말 한마디 못하는 나의 연약함이 너무 싫다.
그친구는 자기가 막히면
"난 내 맘대로 할꺼야" 하고 마는데..
난 바보같이 못그런다.
그친구가 막 잘못한다 뭐라고 하면 말을 버벅거리기만 한다.
바보..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