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창문을 통해 바라본 밖의 정경은 어둠으로 도배가 되어있고
밝은 날의 아침으로 될려면 3~4시간 남아 있지만
난 뭘할까 생각하다가 보리차 물을 끊이기로 했다.
우리집에서는 생수를 마시지 않고 보리차 물을 끊여 마신다.
내가 좋아하고 식구들도 좋아하기에.
투석을 오랜시간동안 하다보니 이상한 증상이 하나씩 나타난다.
요즘에는 발에 힘이 들어가면서 움직이고 손이 저릴때가 있다.
그리고 다리가 움직이다 보니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런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고 오래되었다.
불을 껐다가 다시 켰다가를 반복하다보니 아침이 밝아온다.
밤 12시부터 시작될려고 하면 난 요즘은 새벽을 지새울 준비를 한다.
어제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하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 냉장고 속에 마실 물이 없으니까 물을 끊이고 말았지만
몇일전 꿈을 꾸었는데 내가 누군가의 가슴에 안겨서 울고있는
너무 가슴이 아픈 꿈을 꾸었다.
투석을 하면서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는데
내 마음속에서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는지.
살아가면서 밝은 마음으로 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가끔은 때로는 힘들다 그래서 남자일지라도 눈물을 흘린다.
힘내라고 아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지만 말일뿐,
가끔 힘들때 누구에게 나 힘드니까 찾아가면 안아줄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은 그런 때가 있다.
시간이 가면서 힘들어서 하소연하고 싶어도 못하듯이..
그래도 내가 살아가는 의미는 내일이라는 밝은 날이 있으니까.
지난주에 집으로 가는데 손폰이 울려서 받아보니 동생이다.
백화점인데 뭐가 먹고 싶냐고 하면서 물어본다.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는 동생에게 난 빵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목요일 저녁에 세일하는 빵을 구입할려고 백화점으로 갔는데
너무 비싸다 백화점 이름값을 하는지.
빵,
한때는 제과점을 경영하고 싶은 그런 꿈이 나에게도 있었는데
군대를 제대하고 6개월 과정의 제빵학원으로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아는 사람 집에서 빵 만드는 것들을 배워가면서
나중에 작은 제과점의 사장이 되어서 내가 빵을 만들고
아내되는 여자는 빵을 손님에게 팔아가는,
그런 소박한 꿈이 있었지만 몸이 좋지 않았기에 그저 꿈으로 접었다.
나도 결혼을 하고 싶은데..그래서 자상한 남자가 되고 싶은데.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한편으로는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 곁에 소중한 한 여자가 잠든것을 보면서
손을 만지고 싶다.
어디서 이런 좋은 사람이 내 곁에서 잠들어있는지 싶은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사랑이란 오랜시간동안 지속되어야 한다고 난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때로는 싸우고 눈물을 보이면서 사는 것이 부부라고..
저녁이면 손잡고 산책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것처럼
눈 내리는 겨울이면 군고구마를 가슴속에 넣어서 가져가고 싶은
사랑을 표시하고 싶은 마음처럼,
투석하는 병원에서는 일시적인 증상이라지만
오늘 밤에도 아마도 밤을 지새우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