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11월초에 결혼을 하게 되는 예비신부입니다.
오늘은 백화점 세일이라기에 예복을 사러 다녔답니다....
근데...남친이 지방에 살거든요.
그래서 고속버스를 타구 집으로 내려갔지요...
버스안에서 뭔가 심각한 걸 묻는 거처럼 아주아주 심각하게...
앞으로 5년동안 남편노릇 못해두 괜찮겠느냐구 묻더라구요..
울 남친 지금 학생이구 앞으로 적어도 4년동안은 계속 학생으로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기에..학생이 무슨 돈을 벌겠어요.
그냥 제가 버는 돈으로 겨우겨우 살다가 남친 직장 잡으면 그때나 좀 형편이 펴겠구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었답니다.
그치만 다 생각하고 있던 얘길 새삼스레 묻길래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캐물었더니....
글쎄 빛이 2천5백정도나 있다고 하잖아요......
진짜 빚은 천오백정도구..... 천만원은 이자......
전 숨넘어 가는 줄 알았습니다.
백화점서 옷사두 할부는 찝찝해서 일시불로 끊구 선납하는 사람한테 빚이 이천오백이라고 하니까......-.-
뭐에 그렇게 많이 썼느냐니까 노트북 잊어버려서 그거 새로 사구, 몇 년간 서울로 오가면서 주말마다 만날때 쓰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구..... 그러대요...
엄마(시어머니)한텐 모르게, 아빠(시아버지)한테 이천오백 빌려서 우선 은행꺼 갚구, 5년간 아빠한테 갚을 거라구....
어떻게 갚냐구, 돈 모으기가 그렇게 쉬운 줄 아느냐구...
그랬더니 과외(그 빚에... 학벌은 좀 됩니다...-.-)하구, 조교하거나 후년부턴 산학(박사과정 학생인데... 기업체에서 돈 받구 대신 졸업하면 그 회사 들어가는 거...)도 할 수 있으니까... 뭐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지 않겠느냐구....
그러더라구요.
전 암 생각도 안 나요....
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
정이 뚝 떨어져 버렸어요.
그래두 저보고 갚으라고 안 하니 다행인가요??
저보고 갚으라고도, 부모님께 대신 갚아달라고도 안 하겠다구, 자신이 아껴서 갚아보겠다구.....
대신 앞으로 5년동안 본인이 나한테 경제적으로 남편노릇 못해두 돈을 헤프게 쓰는 거라고 생각하진 말아달라구....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실험실서 돈이 달마다 60만원씩 나오거든요....그거 못 준다고 뭐라고 하지 말라는 뜻 같아요)
사실... 현재는 이자만 백만원씩 나오고, 10달전에는 70만원씩 나왔었나봐요....
본인이 사치하느라 쓴 것두 아니구.... (옆에서 보면 알게 되잖아요... 5년을 사귀었는데.... 멋부리거나 사치하느라 돈을 쓰진 않거든요....대학교 1학년때 입던 옷 아직두 입는 애예요..)
스스로도 늘어가는 빚땜에 힘들었을텐데....
이해한다, 앞으로 갚아나가자...
이렇게 따뜻하게 말해주지 못했어요.
그거 다 갚을때까지 결혼연기하자.. 하구 말해버렸답니다...
어쩌면 좋을지 정말 모르겠어요....
너무 속상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