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평안히 계시지요 ?
추석 전날...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나와 추석을 맞아... 장을 보았지요... 저는 할일이 없어서.. 시장을 한 바퀴 돌았어요...
장사하시는 분들은 밥도 못 먹고..너무나 바빠서...야단이었지요..
집에 와서.. 부추 넣고.. 부친개를 열장은 부쳤나봐요..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저녁 배가고플까봐...
호일에 싸서.. 서너 사람 갖다 주었어요..
돈 번다고.. 끼니도 거르며... 웃는 그들의 모습을.. 처음 보았어요..
장사가 잘 되니.. 기쁜가봐요...
엄마.. 저는 엄마를 닮아 사랑이 많은가봐요...
왜 그들이 자꾸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지 몰라요..
사실.. 나이가 오십이 다 되어 가는데... 집 한칸 없으면서도..
세상 사람들이 다 불쌍하니.. 어떡하지요 ?
엄마.. 따끈한.. 부친게를...나누어 주고.. 들에 갔어요..
주인집 아줌마에게.. 땅을 서너평 얻어.. 호박도 심고...김장 배추 총각무우도 심었지요.. 어둑한 들길을 지나.. 밭에 가서.. 호박을 한개 땄어요... 풀섶을 지나.. 사람들이 산책하는 뚝길을 걸어 오는데..문득 엄마 생각이 나서... 호박을 손에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막 울었어요... 엄마가 계시면.. 이 호박을 새우젓 넣고.. 볶아 드리면.. 흐물흐물하다고.. 맛있게 드릴텐데... 생각하니 엄마가 안 계시잖아요... 누가 보건 말건...울면서 가는데.. 저만치.. 어둑한.. 길 앞에....엄마가. 뒤뚱거리며..걸어 오시는 것 같아...
자꾸만 엄마 얼굴을 생각해 냈어요...
눈물이 앞을 가리고... 엉엉 울었어요...
사람들은 나보고.. 이사아하다고 생각하겠지마는.. 엄마가 보고 싶은걸 어떡해요.. 신호등을 지나... 길가에 봄에 내가 씨를 뿌려 놓은 분꽃과.. 금잔화가... 길 가득 피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 꽃보고 지나가라며.. 뿌린 씨앗이.. 얼마나... 이쁘게 피어나는지 몰라요.. 꽃앞에 앉아.. 이야기 했지요...
엄마.. 내가...꽃씨 뿌렸어요... 사람들이..지나는 길이 너무 삭막해서
꽃을 심었는데.. 이렇게.. 이뻐요... 엄마의 음성이 들리네요..
잘했다. 우리 딸.... 엄마도 엄마가 사는 연립 앞에 봄이면.. 꽃을 심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셨잖아요... 히히
엄마.. 나 잘했지요.. 꽃을 만지며.. 엄마가 칭찬해 주시는 것 마음으로 듣고.. 눈물 닦았어요...
집에 오니 사위가... 어디에 다녀 오냐구 해요..
밭에 갔다가. 호박 들고 오는데.. 엄마 생각 나서 울었다고 했더니.. 아무말 안해요.... 사위는 엄마가. 분명 천국에 계시다고 했어요... 너무나 곱고. 이쁜 우리 엄마.. 사랑도 많고... 얌전하신 우리엄마.. 중매장이 우리엄마... 나도 엄마를 닮아 중매도 잘했는데...
엄마... 좋은 우리 엄마만 닮아가며.. 살아갈께요
엄마가 보고 싶어. 혼자 흐느낄 때면... 마음이 후련해요...
그리고 다시 울지 말아야지... 그런데.. 엄마가 주고 가신 양말 손수건 쉐터를 보면 자꾸 눈물이 나요.. 가슴에.. 얼굴에 묻고.. 한번씩 울어보는 것은... 너무나 엄마가 보고 싶어서 이지요...
하지만.. 자주 울지 않을께요.. 엄마가 하늘에서.. 맨날 이딸을 지켜보고 계실테니까요.. 엄마.. 사랑해요...너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