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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는 아니지만 이런경우에...


BY 신부 2002-09-30

안녕하세요, 저는 다섯살 세살 남자아이들을 데리고 이제 막 이혼하려는 서른두살 애기엄마에요.

이혼은 지난 5년간 계속 생각하면서 참고 살다 이제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남편과 동의하에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우연히 첫사랑과 연락이 되었어요.
헤어진지 9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한결같이 저를 사랑한다고,
제 소식을 알게되어 기쁘다고, 자신과 재혼하자고 합니다.
물론 아이들도 자기가 키우겠다고, 저를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는데 아이도 책임 못지겠냐고 자기만 믿고 따라오라 합니다.
제가 없던 지난 9년간은 지옥이었다고, 이제부터라도 헤어지지말자고...

사실, 9년전에 저는 참 어렸어요. 그냥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지려는데 그가 무작정 매달려서 제가 정 떼려고 참 못되게 굴었었거든요. 그런데 그사람 말이, 다 자기가 잘못해서 그런거기 때문에 그점에 대해서 저를 원망한다거나 그런거 없대요.

그와 헤어진후, 다시 연락하려 했지만 그의 전화번호도 잊어버렸고 그당시에는 알럽스쿨같은 싸이트도 없어서 그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 또한 얘길 들어보니 정말 할만큼 했더군요. 그래도 더이상 제 소식을 알아낼 수 없었답니다...

우리서로, 그동안 서로를 많이 생각하고 그리워했고 이제는 서로를 사랑합니다. 아니, 전부터 사랑했다는게 맞는 표현이겠지요.


정말 제가 그와 결혼해서 살아도 될까요?
한편으론 제가 그럴 자격이 있나 싶고, 제 아이들을 데려가는것도 미안하고, 하지만 물론 저는 꼭 제 아이들을 키워야만 합니다.

결혼은 생활인데, 그토록 사랑하던 사람이랑 결혼해서 매일 티격태격 싸울까 겁도 나고...
사실, 남편과는 선으로 만나 조건만 따져 결혼했기 때문에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고, 항상 성격차이로 다투었습니다.
사랑없이 사니까 매사에 싸움 뿐이더군요. 화해도 안되고...
하지만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아무리 싸워도 다시 화해하고 그렇죠?
형제지간에도 매일 싸워도 다시 잘 지내잖아요.


아........
제가 과연 옳은것인지 정말 고민입니다.

참고로, 그도 결혼한지 3년 되었고, 아이들은 없고, 전혀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그녀가 너무나 매달려서 예전의 자기모습이 생각나 결혼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녀에게 미안하지만, 한순간도 그녀에게 마음을 못 주는 남편과 사는게 꼭 행복할까요? 그녀도 자신의 사랑을 찾는게 어떨른지...
제가 이기적이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우리 둘의 사랑을 생각하면 자꾸만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네요. 제가 양보하긴 싫어요.

사귈 때 1년, 헤어진 후 9년, 그렇게 10년을 변함없이 사랑한 우리들입니다. 현명한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