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부터 20년쯤 전에,국민학교 3학년 때
가난한데 공부를 잘했다는 이유로
원치않은 반장이 되었었고,
한 탐욕스런 여자(선생이란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에게
온갖 구박과 모욕과 매를 맞다가
종내에는
육성회비를 면제해준다는 조건으로
공부못하던 돈많은 집아이와 시험지에 이름을 바꾸어
써내던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의 그 기억은
지금 학부모가 되서도 칼이 되어 박혀
선생님이란 단어를 쓰기도 몸서리쳐집니다.
하지만..
제아이
이제 초등학교 3학년.
다행인지
불행인지..
엄청나게 밝힌다는 분을 만났었는데도
그냥 이럭저럭 마음으로 만나려 애쓰다보니까
촌지같은거 없이
큰 상처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기전
수많은 엄마들이 이리저리 모여 수군대고
확인되지 않는 에피소드와 소문을 확대재생산하고..
지레짐작으로 가슴조리고..
나는 생각합니다.
'아이야 제발 내 어릴적 그때 그 X 만 만나지 말아라.'
하고요.
만일 내 아이가 그런 X 다시 만난다면
난 무슨짓이든 다 할겁니다.
내 가슴에 박힌 칼 , 아이가슴에 다시 박을 순 없으니까..
그냥..
이곳에서
수없이 치고 받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난. 정말 이상하게도.
학부모보다는 선생님 입장을 아주 쪼금 더 생각하게 됩니다.
난 학부모인데..
누구보다 아팠던 학생이었는데.
정말 이런 내마음이 나도 이해가 안갑니다.
하지만
내가 만났던 내 주변의 엄마들.
솔직히 말해서 창피한 수준입니다.
물론 나부터도 '내 아이만..' 의 이기심이 하늘을 찌릅니다.
욕심많은 선생과 욕심많은 학부모.
둘다 욕심을 내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좋은 선생님이 되시려 애쓰신다면
저도 오늘부터
좋은 학부모가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정말 약속드립니다.
그래서..
제 아이가 살면서 스승이라 느낄 수 있는 분을 단 한분이라도
만나게 되는 날 저도 제 가슴에 칼을 빼어 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횡설수설입니다.
우리.. 모두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도, 우리 학부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