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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27년 내인생..(7)


BY 파란만장 2002-10-06


어느날 밤이었어요....
할머니랑 저랑 사는 집은 집 입구에서
안으로 한바퀴 돌아 안쪽에 있던 집이었죠...
머리로는 생생한데 설명이 안되요...ㅜ.ㅜ
그래서 도로변의 소리가 잘 안들리지만
오밤중엔 그래도 좀 들리죠...
그날도 막 잠이 들었는데 밖에서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렸어요....남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여잔 살려달라고 우는 소리가....
또 누가 싸우나보네...하고 지나치려다
문득 남자 목소리가 아버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가슴이 뛰고 불안해졌죠...
주무시는 할머니를 깨워서
"할머니 밖에서 누가 싸우는데...꼭 아빠같애..."
했더니 할머닌 옷을 주섬주섬 입으시고
나가시는 거에요...
저도 대충 옷을 입고 나갔더니.......
아니나다를까.....
아버지와 새엄마가 잠옷 바람으로 도로에서 싸우고
있는 거에요.... 엄마는 아버지한테 머리채가
잡혀서 엄마아빠가 사는 집부터 우리집앞까지
끌려 왔던 겁니다....온 얼굴은 맞아서 입술이 터지고
퉁퉁 부어있었고 아버지 손아귀로 부터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우리 아버지 술도 드셨고
독기(?)가 있는데로 올라 엄마에겐 역부족이었죠...

전 정말 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엄마 아빠가 싸우는 건 많이 보았지만
길거리 까지 나와서 싸울줄은....
온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을 하고 뜯어 말리기도 했지만
"저x 죽여야 돼~!!!!저xxxx때문에 내가 이모냥이 되었어!!!"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요....
할머닌 그앞에서 "내가 죽어야지..내가 오래 살아서
별 꼬라지를 다본다.....으이구...."하시며
대성통곡을 했고 전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얼른 달려가 일단 아버지를 물었죠....
순간적으로 아프셨던 아버진 엄마를 놓쳤고
전 "엄마~~! 빨리 뛰세요~~! 도망가라구요!!!!"
엄마는 절 보더니 정신 없이 뛰기 시작했어요...
아버진 절 밀쳐내고 잡으로 뛰어가고....
그리곤 누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이 왔고....
그당시만 해도 가정폭력은 경찰도 손을 대지 않는 범죄(?)였죠..
부부문제는 부부끼리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단지 시끄럽다는 주민신고땜에 온거였어요....
그 사건이 있고 얼마지 않아
부모님은 대구를 떠나셨어요.....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진 올해 56이세요....
그런데 염색을 하지 않으면 흰머리가 검은 머리보다 더 많고
이도 많이 빠지셨구요....
몸무게도 50이 겨우 넘죠....키도 작고...
목소리만 우렁차죠....ㅡ.ㅡ

우리 할머니가 아버지를 가지시고 태몽을 꾸셨는데
할머니가 우물가에서 물을 긷고 있는데 우물안으로
달이 보이더래요...그것도 커다란 보름달이...
할머닌 달이 참 이쁘다 생각하고 올려다 보았는데
갑자기 달이 떨어지더래요...
순간적으로 할머닌 저 달을 받아야 겠다 하고
치마를 펼쳤는데 이 달이 우물 안으로 빠지더랍니다...
놓쳐버린거죠...

그래서 제가 가끔 할머니한테 그래요...
할머니가 그때 그 달을 받았더라면 혹시 우리 아버지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몰라....할머니가 책임져~~!!
하고 농담삼아 얘기 하죠....

우리 아버진 첫 손주이자 아들이라 증조모님께
귀여움을 엄청 받았데요...버릇이 없을정도로...
할머니 아버지한테 회초리 한번을 못들었다구 해요...
하지만 아버진 공부는 엄청 잘했고
머리도 비상하게 좋았답니다..
근데 잘 살던 우리집이 어느 순간 기울기 시작하면서 아버지도
엇나가기 시작했죠....공부보단 돈쓰는데
관심을 더 갖고....그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째 어째 회사에 들어갔는데 노름에 빠지고...
엄마와 결혼하고 절 낳고 이혼하고....
아버진 엄마와 이혼하면서 길고 긴 방황을 시작했죠...
어느 여자도 만족하시지 못했고 직장도
잡지 못했고....늘 술에 쩔고 담배에 쩔고...
지금까지도 돈도 집도 없이 사시죠...
어디서 사시는지 알수도 없고....
그나마 새엄마와 살땐 밥이라도 잘 챙겨 드셨는데
또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엄마한테 이혼을 요구했고
엄마는 계속 버티다가 모진 구타와 욕설에
두손 들고 몇년전 이혼했죠....
누가 그러구 살겠어요...아버지가 56이면 엄마는 60이 넘었는데
환갑잔치도 못하고 그나이까지 맞고 산다는게
말이 되나요.....
아버진 할머니와 작은 아버지께도 폭군이었죠..
아버질 제외한 다른 형제들은 모두 자수성가해서
갑부는 아니더라도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는데
아버진 항상 동생들에게 손을 벌렸어요...
아버지가 작은 아버지 공장에서 일을 하시다 프레스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왼손 두손가락을 잃으셨는데
그게 평생의 핑계거리였죠....
막내작은 아버지도 아버지가 안쓰러워 보증을 서주고
차도 뽑아 드렸는데 그것도 갚지 않고 작은 아버지가 다
갚고 계시죠.....소문엔 절도죄로 감옥에 가있다고 하기도 하고
할머니 집으로 수원 법원에서 무언가가 날라오고..
살인미수로 수배중이라고 수원 경찰서 형사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전화도 오고...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할머니는 밉다 밉다 하지만
아버지가 오시면 지극정성이고 아버지 생각에 눈물짓고...
저또한 아버지가 너무 밉고 아빠라고 부르기가 어색할 정도지만
그래도 시시때때로 문득문득 떠오르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연락이 안된지 벌써 2년....
그전엔 소식이라도 가끔 들었는데
지금은 아무 소식도 없습니다....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가끔 환한 모습으로 꿈에 나타나시는 아버지가
보고싶네요......

그렇게 아버지가 올라가시고 고등학교 2학년까지
그런데로 행복했어요....공부 못한다고 삼촌들한테 매일 맞고
욕먹고....제겐 작은 아버지가 3분있었는데
어릴때부터 삼촌이라고 불러서 지금도 삼촌이라고 불러요...^^;;
삼촌들은 다 장가를 갔지만 애기들이 없을때였고
마치 제가 실험대상이라도 된냥 조그만 실수나 잘못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요....심지어 밥상머리에서 다리긁는다고
숟가락으로 맞고,새학기에 새교과서 포장하는걸 보고
쓸데 없는 짓 한다고 책 모서리로 맞고.....
주변에 모든것이 매였죠...
우산이 있으면 우산 책이 있으면 책...그도 저도 없으면
꿀밤...꿀밤도 얼마나 세게 때리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삼촌들이 절 바른길로 가라고 그런거
같은데 방법을 잘못 선택했던 거 같아요...
잘못을 하면 토닥여 주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무작정 때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었는데.....
전 정말 많이 맞았던 것 같아요....그땐 내가 동네 북이
된거 같은 느낌이 들정도 였으니까요....

그래도 제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죠...
중학교 1학년부터 고2까지 교회를 엄청 열심히 다녔는데
내가 나쁜짓을 하면 하나님이 나중에 천국에 데려가지 않을거란
생각을 많이했어요...그덕에 도벽도 고쳤고
교회활동에 정말 열심이었죠....성가대활동이며
학생회 할동이며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삼촌들한테는 그것마저 용납이 안되었어요...
기집애가 교회만 갔다하면 집에 올줄 모른다는 거였죠...
하지만 저뿐 아니라 우리 동기들이 다 그랬어요...
결국 삼촌은 교회 전도사님을 찾아가 저를 교회에
오래 두지 말라고 경고(?)하시고 제게도
앞으로 예배끝나면 집으로 바로 오라고 엄포를 놓으셨죠...

그리고도 한동안은 교회에서 살았지만
매질이라는게 사람은 나약하게 만들더군요....
삼촌들이 교회에서 오래 있는 절 발견 할때마다
저를 혼냈죠....
그게 오래 지속되면서 전 맞기 싫으니까 아예
교회를 안나가게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때 술과 담배를 배웠죠...
그래도 마음으로 이러면 하나님이 싫어하실텐데...
하면서도 한번 샛길로 빠지니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기말고사 하루를 남기고
시내에 나갔죠.....제게 시험은 별 의미가 없었으니까요...
구지 핑계를 대자면 기초도 너무 부족했고
삼촌들이 공부하라고 하면 할수록 점점더 하기 싫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공부는 아예 뒷전이었고
아무것도 모르시는 할머니한테는 공부하러 도선관 간다고
하고 삥땅 치고 늦게까지 놀다 들어오고...
그날도 시험공부한다고 나가선 친구들과
시내에서 술을 먹었어요...
그러다 모르는 남자애들하고 어울렸고 술내기를 했죠...
안주없이 소주를 번갈아가면서 마시는 거....
전 이미 술이 조금 취해있었어요...
그때즘 제게 좋아하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그애가
도데체 내맘을 알아주지 않았거든요...그때 서태지가 우리들 우상이었는데 저 그중에서도 이주노를 좋아했죠...
그 아이가 딱 이주노였어요....
그날도 중앙 도서관에 있다길래 만나고 싶어
갔는데 그아인 끝까지 안나왔고 거기에 마음이 상해
술을 좀 많이 마셨거든요....
결국 술이 너무 취해 몸도 못가눌 지경이 되었고....
그남자 아이중 하나가 절 덮쳤고.....
그렇게 저는 처녀를 잃어버렸어요......
그래도 전 저의 처녀는 내 남편에게 주겠다고
항상 다짐하고 다짐했는데.....
그다음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미친년이라고 내가 할수 있는 욕을
다 퍼부으면서..
그리고 그뒤 저의 막나가는 생활이 시작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