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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늙은 연인...


BY brunnhilde 2002-10-07


늙은 연인...내 남편이야기다...
'늙은'과 '연인'이라는 두 단어가 심히 따로 논다하겠지만...
글타고...'젊은'연인을 이 나이에 새로 만들수도 없고...
신비의 명약이 나와서 남편을 비됴테잎 거꾸로 돌리듯이
원하는 즈음에 돌려놓을 수도없는 노릇..(그런게 있음...나부터 돌려놓겠땅...그리고 당연히 젊은 연인 구한당..ㅋㅋㅋ)

결혼 9년차... 이 남자정말 많이 변했다......
워낙에도 미모(?)로 승부하는 처지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그 옛날엔 야리야리~~한 어린맛이라도 있었건만...
이제는 피부 때깔 일단 틀린데..뭐...
게다가...12년전..첨 만났을때...반듯하고 시원한게 보이던 이마가...
양옆으로 조금씩 야금야금 먹어들어가더니...
드디어...배트맨 됐다...꼭 배트맨 뿔(맞나??박쥐 귀 부분인가??)
모양으로 양이마가 훠언해지고......
앞머리에 약간 독도처럼 외로운 머리칼들이
그 영역을 조금씩 약탈당해가면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내가 볼적에 것도 마흔전에 어째 사단이 나지싶다...
젤루 헤어스타일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브루스 윌리스 였는데...그 아지씨는 그래도 하리우~드 스타다..
당근 한 손길한다는 코디 언냐의 손길을 받을것이다..
그러니 나름대로 스? 개발해서 이미지 업..시키고 있지만..
내 늙은 연인은..도당체 한 감각하는(-_-;;) 마나님의 손길조차 외면한채
별루 내세울것도 없는 자연그대로의 상태를 고수한다..
허기사...머리숱 비슷하다고 그저 그냥 브루스 윌리스가 될순없다..
그 아저씨...몇년전엔가..아예 백구로 밀고 나오더만..
남편은 것도 안된다..
뒷통수가 당구쳐도 될만큼 수평 잘맞춘 당구 다이 모냥 생겼따...
옛날 군대 훈련들어간다고 스포츠로 밀고 왔을때 보니...
다마 미달자 맛** 찍다 찢어진거 마냥 짜집기한 흉터도 있고...

나이살이 찐다던가?? 하여간 덩치가 더 커졌다...
어쩌면...개과천선해서 맘붙이고 사는 전직 조직원으로 보이기도한다.
옛날엔 눈빛이 범상치 않게 보이고...안광이 지배를 철한다..란 표현이..
이 남자 눈빛을 말하는 구나 라고 생각이 절로들더만...
이젠...눈에 힘주면 아~~너무나 느끼하다....게다가 얼핏 성깔까지 느껴지고...
이마와 체구가 그 모냥이니...
가죽잠바를 입으면...이젠...더이상 터프해 보이진 않고...
대신...얼핏 풍기는 냄새가...
마약...폭력...섹스...뒷골목...마피아 똘마니...
뭐 이런 것밖에 연상이 안된다...

연애할땐 나 따라서 미장원가서 감각있는 '가위손'선생님의 손길도
받고 그라더만...이젠 목욕탕 이발소나 직장내 있는 이발소를 즐겨 애용한다..
실수로 좀 짧게 자르는 날은...
형님~~두부는 드셨수~~~딱 그 분위기다...

변해가는게 무릇 외모뿐이랴...
이젠..웬만큼 늦어서는 전화도 잘안한다...당연히 그려려니한다...
낮에 전화 안하는건 언제부턴가 너무나 당연한 거고...
곰곰히 생각해보니...몇년전까진 그래도 하루 한번은 했던거 같은데...
비록 할말이 없어 숨만 씩씩 쉬었을지언정...(음란전환가?? 그럼 요즘도
가끔 오는 장난전화라 생각했던게...남편인가???그랬던가???내가 눈치가 없었나??헷갈리군..)

혹자는 남편이랑 신앙의 힘으로 맺어졌냐고(?) 하는데..
절대 그런건 아니고...연애란게 그리고...정이란게...그렇더라..
종교보다 더 무서운것이거늘....
그리고 지금생각해보면 숭고한 인류애의 최고봉에 서서 결혼을 감내한
나의 용기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래도 엄청시리 쿨~~한...그래서 기념일같은거 알아서 잊어버려주고
(그렇다...나는 외모보당...기억력이 쬐매 딸리는 사람이다...ㅜ_ㅜ)
늙어 별 볼품업는 서방..
마당쇠같이 부리지 않고 앞에 '늙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지언정 연인의 신분으로 격상시켜주는 넓은 아량까지 옵션으로
가추신 참으로 근간에 보기 드문 자애로우신 마나님을 만난것을
자기 복으로 알것이지...
자기는 자기 나름대로 불평불만이 많다...
참으로 복에 겨운 자다...

지난 화이트데이였던가...
베란다에 홀로 앉아 긴 맥주병 옆에 차고...
혼자 맥주 먹고 있는데 다 늦게 들어와서는
좋아하지도 않는 쵸코렛을 준다...답지않게...
달아서 안주하기엔 넘 안좋으니 정성을 봐서 오늘은 참지만
내년서부터는 육포나 쥐포로 대신하라고 했더니...
난 니가 점점 더 무서워~~란다...
그 성격에...남자가 전국적으로 다 알려진 뭔날 쵸쿄렛이나 사탕을 사면
얼마나 쩍~팔려할까를 고려한 마나님의 고도의 은유와 풍자가 어우러진
간접화법을 저렇게 못알아듣다니...
그러구선 마누라 무섭다고 불평이라니...

암튼지간에 자기자신이 당면한
냉엄한 현실(?)은 전혀 자각하는바없이
와이프 뱃살이 결혼전과 다르다고 이혼사유니 어쩌니 하는
웃기지도 않는 남자가 바로 내 늙은 연인...내 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