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다방에 들어선게 96년 2월....
엄청 추웠던 때죠....
지금은 그 세계(?)에서 초짜가
대우받지만 그땐 능숙한 사람이 더 대우받았죠...
저 또한 초짜여서 한달에 170마넌을 받았죠...
엄청 많아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답니다...
아침 8시부터 밤12시까지 배달에
시간(티켓)나가서 좆깥은 새끼들 비위마추고
웃음 팔고 해도 내게 들어오는 돈은 하나도 없고...
술에 떡이 되서 들어와도 아침이면 칼같이 일어나야
하고 그렇지 않음 시간비 올라가고....
그게 쌓이면 결국 빚이되고.....
차라리 술집에 다니는게 훨씬 낫죠...
술집은 2차나가도 돈받고 나가고 팁도 받고
자리가 끝나면 이리저리 끌려 다니지 않아도 되지만
다방은 정말 업주의 노예나 다름없죠...
물론 제가 선택했던 길이니까 여기서 좋다 나쁘다
할수 없지만 그 생활이 그렇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요...
저도 모르고 갔고
처음가서 정말 자존심 상해 울기도 많이울고
술집으로 시간이라도 나갈라치면 술이 사람을 먹을때까지
마셨어요....내가 한달만 끝나면 죽어도 그만두리라 하고
다짐하면서....
그러면서 남자들에 대한 엄청난 불신이 쌓여갔죠...
그때가 21살....
한달이 지나면서 전 빚을 21만원을 졌죠...
그래도 전 선불제로 받은 월급을 남겨두었던 터라
그 빚은 갚고 나왔어요....
전 겁이 많은편이라 그정도였지만
조금이라도 소비성(?)이 있는 아가씨들은
선불제로 받은 돈을 다 쓰고도 한달이 끝나면
월급보다 더 많이 빚을 지곤 했어요..
그건 그 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일수록 더 심했죠...
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
그렇게 한달을 하고 나서 집에 갔는데 큰삼촌이 있었어요..
절 보더니 한달동안 어딜 싸댕기냐면서
너 우리집가서 있어라 어디 나가지도 말고 집에 가만히
있어...집에서 청소도 하고 책이나 읽으면서..
말그대로 가둬 두겠다 이거였죠...
안가겠다고 할수도 없었고 혼날까바...그날저녁
삼촌집에 따라가서 3일을 있다가 몰래 도망쳤죠...
너무 갑갑했고 내가 식모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친구집에서 며칠을 있으면서 알바를 찾았죠...
그런데 사람이 참 이상한건
한번 그쪽에 발을 들여놓으니 쉽게 잊혀지지가 않았어요...
한달을 해보고 난뒤 요령이 생긴 저는
학교 복학할때까지만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다시 소개소를 찾아갔고 또다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생각하면 이왕 할거면 악착같이 해서
돈을 벌걸....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 전 너무 어렸고 그때까지 한번도
내가 사고 싶었던 것들을 맘대로 사지 못했던 제가
이제 왠만한건 다 살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더더욱 깊이 빠졌죠....
별 별 드러운 놈들을 만나서 맞기도 맞고
가게 아가씨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그래도 빚은 지지 않았고 업주들도 제게 빚을 지우려
하진 않았어요....그나마 좋은 업주들을 만난셈이죠...
다방이란곳....
몸도 팔고 차도 팔고 어찌보면 막나가는 여자들의
집합소 같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죠...
정말 부모가 팔아먹은 아가씨들도 있고
남친이 팔아먹은 사람도 있고
정말 가정환경이 어려워서 그길로 들어선 사람...
남편과 이혼하고 사는게 정말 막막해서 들어선사람...
정말 많은 사연들이 있죠....
조금만 악착같이 하면 돈도 벌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업주를 잘 만났을때 얘기고 그렇지 않음
아무리 악착같이 해도 본전이 다죠....
뉴스에서 가끔 나오는 감금시키는 것은
그 두가지에요.... 하난 처음부터 정말 지독한 업주를
만났다던지 아님 돈도 많이 쓰고 일도 안하고
잠수타고 그러다 잡히고를 반복하다보면
섬으로 팔려가든지 그렇게 감금당하곤 하죠....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바론 그래요...
전 정말 요령껏 했죠...
하루종일 배달하다 장사가 좀 안되는 날은
어떻게든 부르는 사람 없어도 시간을 나가고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아침 배달은 꼭 나가고...
사실은 빚지지 않기 위해 그런거지만...
업주들은 그런 절 잘 보았고 가끔씩 제가 술이 많이 취해서 잔날은
아침에 늦게까지 자라고 했어요...물론 벌금도 물지 않았고...
하지만 전 그때 어리고 철이 없었던것 맞는 거 같아요...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유산도 2번이나 했죠...
유산을 자주 하면 임신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도
될데로 대라는 식이었어요..아기는 엄청 좋아했지만
제가 큰 환경이 너무 비참(제게는)해서
결혼은 아예 생각지도 않았죠....
그렇게 6개월간 다방이란곳에서 일했어요.....
그리고 복학하기 한달전에 이번달이 마지막이다
하고 들어간 곳이 있었는데 주인 언니가 정말
조은 사람이었어요...
그 언니 또한 남편 잘못 만나서(?) 인생이
달라진 사람이죠...고대 국문과 다닐때 남편을만났는데
깡패였죠...그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난뒤
결혼해서 다방을 하는 거에요...
게다가 다방한지 이제 일년이 다되어가고 있어서
언니는 아가씨들 다룰줄을 잘 몰랐고 그덕에
이용만 당했죠...
그언니 제게 정말 잘했어요....
저녁에 가게 문을 닫고 술 한잔씩 하면 이번달만 하고
집에가라고 신신당부했죠....학교도 마저 다니고...
그 언닌 제게 많은것을 깨닫게 해주었어요...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걸.....
마지막 한달을 그렇게 보내고 학교에 수강신청을 했죠....
정말 꿈같은 복학이었고.....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어요...
내힘으로 복학을 했구나 하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죠...
게다가 열씨미(?) 일한 덕택에 다음학기 등록금도
준비가 되어 있었어요...이제 저녁에 아르바이트 하면서
내 용돈만 벌면 되겠다 생각했죠....
일하는 동안에도 할머니 생각을 많이 했고
할머니께 전화는 자주 했어요...차마 다방에 일한다고는
말 못하고 구미에 기숙사에 있다고 했죠...
그리고 등록금을 벌어서 집으로 가자 할머닌
절 붙잡고 한참을 우셨어요....
고생시켜 미안하다면서....
저도 울었죠... 할머니가 절 고생시킨게 아니라
제가 할머니 맘고생을 시켰는데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하니까
정말 미치도록 화가 났어요....제 자신에게...
내가 머길래 이 늙으신 노인에게 이토록 짐이 되고
있는지...할머닌 몇달새 엄청 늙으셨더군요...
이제부터 절대 집 안나가고 집에서 열씨미 학교 다니다가
졸업해서 좋은데 취직하고 그래서 할머니 호강 시켜
줄께 조금만 참어....하고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 했어요...
그렇게 제 인생에서 가장 지저분했던
1년이 지나가고 2학기가 개강을 했고 설레이는 맘으로
학교에 갔어요...
별로 친한 친구들은 없었지만 동기들은
절 보고 반가워 해주었어요...
남학생들은 군입대 관계로 휴학하고 나오지 않은 애들이
많았고 여학생들은2학년이 되어 있었죠...
나도 95학번 지들도 95학번...
하지만 전 96학번과 공부를 해야했고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심지어 제가 복학생이라는 것도 아무도 몰랐어요..
조금씩 이게 아니다 싶고 점점 힘들어져
갈때쯤 축제가 열렸죠....
전 별 관심 없었지만 가뜩이나 후배(?)들과
서먹한데 축제까지 빠지면 그럴거 같애 참석했다가
축제가 끝나고 소위 군기라는 걸 잡혔죠...
그래도 전 95학번인데 우리 동기들이 보는 앞에서
후배들과 같이 군기잡히는게 너무 챙피하고
자존심 상했죠....또 너무 너무 화가 났어요...
지들은 벤치에 앉아있고 나를 비롯한 후배들은
운동장 뺑뺑이를 돌고.....
전 점점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죠....
쓸데 없는 자존심만 컷던 거에요...정말 쓸데 없는 자존심만....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간고사 시험을 완전히 망쳐버렸고
갈수록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많아졌죠.....
그러다 마지막으로 일했던 곳 언니를 찾아갔는데
언니가 아주 힘들어 하고 있었죠...
주방 이모도 없고 오토맨도 없고
언니혼자 두가지 일을 하느라 애를 먹고 있었어요...
전 순간적으로 그냥 내가 주방 바주께 하고 말해버렸고
그후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