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25 참전 소년 지원병이었습니다
한국전 당시 소년 지원병이란 징집 소집 대상자가 아닌 17세 미만의 대한민국 국군을 말했습니다
나라에서조차 부모와 정부의 보호 아래 두려 했던 어린 학생들이었지만 우리들은 전쟁이 터진 조국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책과 펜을 버리고 조국을 위한 전투에 나가기 위해 주위의 만류도 뿌리치고 전투에 참전하였습니다
하여 육군 본부 전사자 명부에 공식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전사자만 2,464명이었고 부상자는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이렇게 전선에서 5-6년 동안 어렸던 우리들은 조국을 위한 순수한 열정 하나로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우리들의 다 피지 못한 목숨이 사라지고 육신은 망가졌지만...
조국은 우리를 외면했습니다
저희는 그래도 조국에 뿌렸던 그 전쟁터에서의 피에 조금의 후회나 절망은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세상이 우리의 순수했던 조국애를 알아 주리라는 희망도 있었습니다
세상이 변해 가면서 최근의 민주화 운동에서도 유공자가 인정되고 그 댓가가 보상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그 어린 시절을 총알 난무하던 전쟁터에서 사라진 우리 지원병들의 시퍼런 목숨과 명예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참전 소년병들은 조국으로 부터 아무런 보상없이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부상으로 인한 병마와 생활고에 시달리며
어떤 벗들은 먼저 세상을 뜨기도 하고 남은 우리들도 이제 칠십의 나이에 서있는 노병이 되었습니다
이제사 보훈청에서 칠십이 넘은 소년병에 한하여 참전 수당을 지급하겠다 하니
칠십이 넘지 않은 소년병은 아직도 좀더 자라서 그거라도 받으라는 말인지.......
유공자 대우나 기념비 하나 없는 우리들의 현실에서
어떻게 해서든 군대에 가지 않으려는 요즘의 세태를 보며 어쩌면 위정자들이 만든 당연한 일이 아닌가라는 자괴 섞인 생각을 해봅니다
조국을 위해 어린 우리들도 아낌없이 바쳤던 피에
아무도 관심도 가져 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지금껏 외면으로 일관해 왔었습니다
이러니 누가 앞으로 나라에 일이 생기면 조국과 민족을 위한 길에 나서겠습니까
끝으로 1950년 낙동강 전투에서 전사한 소년병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편지로
그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살아 남은 우리들의 부끄러움을 대신합니다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이 복잡하고 괴로운 심정을 어머님께 알려드려야 내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 습니다.
저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 옆에서는 수많은 학우들이 죽 음을 기다리는 듯 적이 덤벼들 것을 기다리며 뜨거운
햇빛 아래 엎드려 있 습니다.
적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덤벼들지 모릅니다.
적병 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겨우 71명입니다.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 각하면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