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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 노무현, 참 뻔뻔스럽다..


BY cimano 2002-10-19

mbc 100분토론 게시판에서 퍼온 글입니다.

문제는 결국 '돈'이다..

지난 이틀동안 머리 싸매고 고민해서 얻은 결론은 '돈'이었다.

대통령 선거를 하려면, 돈이 '천문학적'으로 든다고 한다. 천문학이 어떤 학문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억수로 많은 돈이 든다는 것은 개나 소나 다 아는 사실일 거다. 1000억대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 법정 선거비용의 10배를 우습게 넘긴다니 3000억 정도로 보면 적당할까..

올해 법정 선거운동 제한액이 350억이라고 한다. 그게 그대로 지켜지리라 믿는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돈없는 서민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국회의원들에게는 중차대한 문제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돈 안드는 선거'를 이마빡에 붙이고 다니긴 하지만, 실천할 역량도 비전도 없기 때문이다.

입으로만 떠들 줄 알지, 모두 다 '돈 드는 선거'만 해 봤기 때문이다.
그들의 머리로는 돈 안드는 선거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후보가 세 명 있다.

한 사람은 국세청이고 안기부고 주무를 대로 주물러서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국가 기관의 예산을 제 주머니돈 빼쓰듯 했던 '놀라운' 경력을 갖고 있고, 그에 맞추어 돈 대 줄 재벌들도 엄청 확보하고 있음에 틀림없는 사람이다.

또 한 사람은 그 자신이 재벌이다. 그는 재벌2세이자 재벌이다.
돈에 관한 한 그 누구보다 자신이 있을 거다. 그것은 그의 아버지가 이미 10년 전에 증명해 보인 바가 있다. 그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대기업의 임직원을 종부리듯 하면서, 그들이 피땀흘려 벌어다 준 돈으로 표를 긁어모았지만 실패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또 한 사람이 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다.

"나 대통령 되어야 겠으니, 국민 여러분.. 돈 좀 주이소!!"
이렇게 뻔뻔스럽게 말하고 있다.
생긴 걸로 보나 살아온 역정으로 보나 돈하고는 별로 인연이 없어 보인다. 물론 '천문학적'인 대통령 선거비용과는 쌩판 인연이 없어 보이는 가난한 인물이다.

왜 민주당 내에서 노무현을 흔드는 세력이 존재하는가?

내가 보기에 그들이 노무현을 흔드는 가장 큰 이유는 지지율이 아니라 '돈' 때문이다.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반노', '비노'가 정치판에서 활개치고,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후단협'같은 집단이 만들어진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의 지지율이 바닥을 길 때, 언제 '반김', '비김'이 있었는가?

노무현은 돈이 없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그것 때문에 '돈'이 있는-다음 총선때 자기를 돈으로 밀어줄 수 있는- 정몽준으로 가고파 안달이다.

깨놓고 말하자. 그들이 보는 노무현에게는 미래가 없다. 그들이 보는 '미래'란 자기를 다음 선거에 당선시킬 만한 '자금력'일 뿐이다.

지금 노무현은 지지율마저 낮다.

'지지율' 자체만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올리기 위해 대승적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잠시 오락가락했지만 정동영 같은 사람이나, 추미애, 임종석, 천정배... 그들은 노무현의 지지율을 올릴 '희망'들이다.

그러나,
'돈'도 없으면서 지지율마저 낮다고 생각하는 무리들에게는, 돈 있는 정몽준을 끌어들일 최고의 핑계 거리가 된다. 거기에는 무슨 의리도 정치 도의도 민주주의도 없다.
오로지 '돈'만 있을 뿐이다. 가장 우리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이 '정치 개혁'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라.

지금까지 서너 차례 정몽준의 텔레비전 토론이 있었다.
그가 재벌이건 말건, 그동안 식칼을 부엌에서 던졌건 남이 쓰는 걸 모른 척 했건, 민정당을 기웃거렸건 국민당에서 어째 했건.. 그런 건 다 용서한다고 치자.

그렇지만 토론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어떤 멍청한 국회의원이 그를 '대통령감'이라고 하겠는가? 이것은 김근태든 누구든 정말 당당하게 물어보고 싶은 부분이다.

오늘 YTN토론만 보더라도, 사회자가 몇 번이나 핵심을 말하라고 충고 아닌 충고를 해야할 만큼 답답하고 한심한 인물아닌가?

나처럼 정치에 별 관심없는 소시민이 그렇게 느끼는데, 몇 년씩 혹은 수십 년씩 국회의사당에서 뒹굴던 국회의원들이 그 사실을 느끼지 못했다면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그런 사람을 두고, 후보단일화 이야기가 끊임없는 까닭은 무엇인가?

앞으로 수없이 이어질 텔레비전 토론을 생각해보자.
국정에 대한 식견과 판단력, 평생을 살아온 삶의 노정, 말의 강단과 지도자적 자질을 내놓고 검증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노무현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후단협 의원들은 국민의 판단 능력을 무시하고 있는 것인가?
단연코 아니다. 전용학이를 보라. 그는 어쩌면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 자신 방송사 출신이니, 정몽준이 하는 꼴을 몇번 보고서는 발빠르게 '저넘은 아니다!'하는 확신을 가졌던 것이다.

펑펑 저에게 돈 퍼줄 놈-그러나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이는 놈-보다는, 적당한 부와 권력을 함께 가질 가능성이 높은 이회창 앞에 히죽거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잔머리가 굴렀던 것이다.

저들이 진정 민주당의 재집권을 주창한 무리라면, 지금이라도 방송사와 한나라당사 앞에 몰려가서 후보간 합동토론회를 하라고 주먹질을 해야 정상이 아닌가. 그러나 갈 놈은 갔지만 남은 놈들은 여전히 그럴 생각이라고는 없이, 후보단일화 타령만 늘어놓고 있지 않은가? '11월까지 노무현에게 기회를 주고 그래도 안되면 단일화를 하자'는 주장은 지금까지 나온 단일화 논의 가운데서 가장 치졸하고 몰염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바꿀 지도 모르는 후보를 위해 열심히 뛸 천둥벌거숭이가 어디 있겠는가? 그 주장은 '11월까지만 돈에 대한 유혹이 없는척 하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노후보에게 '기회를 준다'고 하면, 그동안 제놈들은 어디 처박혀서 무얼 하겠다는 말인가?

노후보의 지지율 제고를 위해 아무 짓도 하지 않고 놀다가 끌어내리고, 돈많은 정몽준이 품이 퐁당 안기고 싶은 생각 그것말고 또 뭐가 있는가.

그래, 문제는 결국 돈이다.

아주 많은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웃기고 있네.. 100만명이 10000원을 내? 그래 봐야 100억밖에 더 되냐? 노무현이 너 그걸로 선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냐?
꿈깨라. 꿈깨. 그 100억하고 이래저래 니가 아무리 잘 모아봐도 300억이라고 치자. 정몽준 이회창이는 1000억은 푼돈으로 써.. 그 돈으로 하면 너는 필패야. 그러니까 내가 니 편이 돼 줄 수 없는 거야. 왜냐하면, 나도 이 금뱃지, 계속 달아야 되거든.."

나는 이게 현재 민주당 내분 정국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돈이다. 그런데, 정몽준 이회창이 굴리는 돈과 노무현이 굴리는 돈은 그게 근본이 다른 돈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굴리는 돈은 불법이며 부정이고, 표를 사려는 돈이며, 정치개혁에 재뿌리는 돈이며, 결국 본전을 찾으려는 무리들이 버글대는 돈이며, 국민을 선거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시키는 돈이다.

그러나, 100만명이 내는 돈은 다르다. 그것은 합법적인 돈이고, 마음을 사는 돈이며, 자발적으로 표를 모으는 돈이며, 진정한 정치개혁을 이루어나갈 돈이며, 아예 본전 생각이 있을 수 없는 돈이며, 국민이 당당하게 주인이 되고자 '선언'하는 돈이다.

광주에서 노무현은 처량하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거 결국 여러분 보고 돈내라는 거 아입니까!!" 동영상으로 그걸 보면서 노무현보다 '학벌'이 높고, 노무현보다 덜 고통받았고, 노무현보다 훨씬 덜 똑똑하고, 노무현의 가슴에 데면 10도 화상을 입을 것만 같은 나는... "에이 씨바.."했다.

단연코 말하건대, 이번 대선의 전과정은 '돈'과 '돈'의 싸움이다.
"에이 씨바, 나는 노무현의 돈을 모을란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 어떤 돈을 모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