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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BY piano0407 2002-10-22

당신은 저 제목에 깊이 공감합니까?
아니면 왠 쌩뚱맞은 소리냐 싶으십니까?
혹은 분노하십니까?
전 슬픕니다
참으로 김대중이 죽어야 이 나라가 살기 때문입니다
난 경기도 사람입니다
내 친척들을 다 뒤져도 전라도에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서 전라도 개땅쇠라는 말을 익히 들어가면서 자랐고
또 '라도 라도 전라도~' 어쩌고 하는,
전라도를 아주 경멸하는 가사였던 노래를 부르면서 줄넘기를 하기도했지요
국민학교때 내가 기억하는 첫 대통령선거가 있었는데
그때 담임선생님께
'김대중은 빨갱이라는데 어떻게 대통령에 나올수 있습니까?' 라는
순진한 질문을 던졌던 당시의 내 모습이
스틸사진처럼 내 뇌리에 남아있기도합니다
한참 뒤, 내가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김대중은 죽지도 않고
여전히 빨갱이로 혹세무민하고있었고
어리석은 광신도들은 그를 교주로 추종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일련의 <사실>들은 신문과 텔레비젼 그리고 소문들에 근거합니다
그 <사실>들의 진위여부를 가려 낼수 있는 의지도 능력도 내겐 없었고
통로 또한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보여주고 들려주는것만 무기력하게 볼 수 밖에 없었던 때였던것입니다
그러다, 영원무궁토록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어리석은 백성들을 계몽시켜주며
만세를 누릴것같았던 박정희가 그의 가신에게 총살을 당하는
천지가 개벽할 일이 생겼습니다
곧 전쟁이 터지고 이 나라는 혼란의 구렁텅이속에 빠질것을 염려한 백성들은
저마다 수퍼마켓을 찾아 사재기를 하며
박정희의 펑소의 유지대로 유비무환에 대비하는 모습들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왠일입니까
빨갱이로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김대중이 다른 두 김씨들과 함께
다시 대통령후보로 화려하게 거론되기 시작하는것입니다
더 이상 어떤 신문도, 텔레비젼도 빨갱이인 그의 등장이
이나라의 '국시'인 반공에 정면으로 위배됨을,
그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김일성과 야합하여 이나라를 통채로
김일성에게 안겨줄것임을 경고하는 글귀 하나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의 등장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환영일색이었습니다
'80년의 봄'.. 지금도 회자되고있는것처럼
그들은 당시의 정치상황을 겨울이 아니라 '봄'으로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혼란스럽더군요
빨갱이가 죽지도 않고 또 나타나 혹세무민을 지나
감히 '한국적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 아무도 부당함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니오
지금까지 실컷 욕하고 나서 잊어버린줄 알았는데
사실은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으며
세상은 그의 지난 행적에 대해 아무런 면죄부도 주지않고
겁도없이 대통령후보의 반열에 올려놓고있는것이었습니다
하지만 '80년의 봄',
김대중의 봄이기도 할 그 봄은 5월 17일을 끝으로 짧게 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5월 18일을 시작으로 얼어붙어버렸지요
어제의 대통령후보였던 김대중은 다시 빨갱이로, 사형수로
재판받아 갇히더니 종래엔 도망치듯 외국으로 망명을 하더군요

내가 현실에 대해 비로서 눈을 뜨게 된것은 공교롭게도
그의 다시 시작된 겨울과 함께 였습니다
'80년의 봄'이 시작되던 무렵
우리 가족은 불행하게도 광주로 이사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또 다른 80년의 광주를 목격하게 된것입니다
목격뿐이겠습니까 당시의 광주사람이라면 모두 당사자였던것을요
우리집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5월 18일부터 시민들에 의해서 도청이 점거되던 날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불쑥불쑥 게엄군들의 방문을 받아야했지요
그들은 아무때든 찾아와서 군화발로 이방 저방 쑤시고 다니며 젊은 학생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당시 젊은 학생이었던 나는 어디있었냐구요
감옥에요.. 그때까지 김대중이 빨갱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었던 내가
여전히 전라도 사람들에 대해 약간은 눈을 내리깔고 있었던 내가
그렇기에 그들과 함께 김대중의 사주를 받아 데모를 했을 턱이 없는 내가
집앞에 가만히 서있다가 떼거리로 집 옆을 지나가던 계엄군들 눈에 띄어서
온몸이 시퍼렇게 멍이 들 정도로, 죽지않을만큼이 아니라
정말 죽을 만큼 맞아서 트럭에 실려 감옥에 갔었지요
엄마 아버진 갑자기 소식이 없어진 다 키운 딸아이 걱정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답니다
그런 참에 날이면 날마다 군인들이 군화발로 안방이고 건넌방이고 쑤시고 다녔댔으니
그 기막힐 심정을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딸아이는 종적이 묘연해졌고
아버지는 딸아이 찾아본다며 아침이면 집을 나가고
고1짜리 아들은 소파에서 씩씩 거리고 누웠다가
제 분에 겨워 다시 거리로 나가고
밖에서는 헬기소리 총소리가 뒤섞여 들리고
어찌 해야 할 바를 몰라 엄마는 어린아이처럼 두 발 뻗고 엉엉 울기만 했다더군요
학생들이 도청을 점거하고 광주가 시민군들에 의해 '해방'되던 날
저도 감옥에서 나왔습니다
감옥에서 보았던 기억들에 대해선 일일이 말하고 싶지도 않군요
사실, 당시의 기억들을 떠올리면 금새 답답해지고
가슴 한귀퉁이가 싸아해지면서 피로가 몰려옵니다
내내 잊고 살다가,
지금처럼 기억해내면 바로 어제일처럼 생생해지는것이어서
심하게 심장이 투닥거리기도합니다

5.18, 그때 보았고, 알게되었습니다
이 나라의 신문이 방송이 얼마나 권력의 시녀노릇을 하고있는지..주구인지..
그리고 대담프로에 나와서 지껄이는 패널이라는
그 잘난 말 잘하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냄새나는 권력의 하수인인지..
사실을 쓰는 신문하나 없었고 진실을 말하는 방송하나 없이
온통 거짓말들의 잔치였습니다
광주시민들은
대낮으로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 미친놈처럼 몽둥이를 휘두르는,
대검으로 난도질을 해대는,
높은 곳에서 시민들을 향해 정조준을 하고
총을 쏘아대는 계엄군들에게 겁먹고
밤이면 텔레비젼 앞에서 숨죽이고 모여앉아
광주시민들을 폭도라 성토해대는 외지사람들의 침튀기는 소리를 들으며
그들 모두에 대한 섭섭함과 억울함 그리고 배신감에 외로워하며
쉽게 잠들지 못한채 두려운 밤을 보내야했습니다

그때 같이 죽을 고초를 겪었던 사람이 김대중이었지요
그 날의 광주가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너무나 잘 아는 광주사람들에게
광주의 배후인물로 지목되어 사형언도를 받는 김대중의 왜곡된 모습은
갈데없는 광주의 모습이었고 그렇기에 그에게 씌워진 사형수라는 외피 또한 광주의 것이었습니다
광주사람들에게 있어서 김대중은 그저 이 지역 출신의 정치인으로만 그치는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사지에서 (비겁하게)살아남은 동지인것입니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그 사지라는것이 625처럼 이 '민족의 불행한 역사'라는 말로
두리뭉실 넘어가 덮어질 수 있는것이 아니라
누군가, 어떤 세력이,
그들의 정치적 음모를 위해 의도된 시나리오대로 계획한 범죄임에도 언론은
그 범죄에 대해 묵인하고 한 술 더 떠 아주 충실하게 그들의 나팔수노릇을 하였습니다
그를 목도하면서 나는 그때까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언론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러자 그들이 지금까지 떠들어 왔던 온갖 잡소리들 또한 개소리였음을 깨닫게 되는것 또한 순식간이더군요
김대중이 빨갱이라는 쇠뇌된 공식에서도 해방되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난 다행하게도! 80년 광주에 있었기에 진실과 조금 일찍 접할 수 있게되었던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 내가 과장하는것 같습니까?
내가 어쩔수 없는 김대중 광신도로만 보입니까?
그렇다면 당신자신을 위해,
80년 그 5월에 당신은 거기 텔레비젼앞에 있지않고
바로 광주 금남로에 있었어야 했습니다
나와 당신이 다른것은 80년 그때 당신은 신문앞에 텔레비젼 앞에 있었고
나는 광주 한복판에 있었다는것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한것은 광주 한복판에 있지않아도 이젠 진실을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언론의 폐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김대중이 깔아놓은 정보의 바다
인터넷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 바다에서 당신이 원하기만 하면
무기력하게 보여주는 매체에만 의지해 세상을 보는 대신
당신 자신이 직접 정보의 바다를 헤엄쳐다니며
진실이라는 진주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찾아다니지 않을것이 분명합니다
당신은 이미 당신이 보는 조선일보라는, 동아일보라는,
그리고 중앙일보라는 신문에서 보여주는 세상만이
전부라고 오래도록 길들여져오고 쇠뇌되어져왔기 때문입니다
그 신문들이 긴 세월동안 한결같이 김대중은 빨갱이이고 거짓말쟁이라고 떠들어대었으니
다른 신문들이 혹은 인터넷에서 수없이 찾을 수 있는 '그렇지않다'라는 말에 대해서
당신이 의심하고 인색할 수 밖에 없는것은 유감스럽지만 어쩌면 당연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안되었지만 김대중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것입니다
그가 죽게되면
근거를 알 수 없는 불같은 미움의 대상이 사라지는것이니
그를 안티하는 일단의 국민들의 심기에 평안을 가져다 주게될것이고
- 이 부분에 대해선 사실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그들의 동력이 김대중을 미워하는데서 오는것 같으니까요..음냐...
또 그가 원흉(ㅡ.ㅡ)이라는 지역감정도 사그라질 것이고
김대중만 욕하면 표를 얻어 국회에 입성하는 딴나라당도 힘을 잃을 것이고
김대중이 씹는것으로 신문 팔아먹던 신문사들 죄 망할날도 머지않을것이니
지역감정없는 나라 딴나라당 사라지는 나라 족벌언론 쪽박차는 나라야말로
우리가 정녕 꿈꾸는 꿈의 대~한민국 아니겠는지요
그러니 슬프지만 김대중은 이 나라의 수많은 오류들을 그냥 떠안고
밀알이 되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가 아무리 인동초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고 해도
살아 생전에 그 오류들이 정정되어지기는 글렀습니다
대~한민국!!


아래 주소는
관심없겠지만
미친척 올려봅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당신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캐낼 수 있는
진주가 들어있는 조개입니다
보시든지 마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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