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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하다고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 결과보고


BY 마음아픈여 2002-10-25

잘 사귀다 부모님의 반대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남자친구에게 못할 소리 하고는 남자친구로부터 연락이 안와 초조하다고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며칠을 끙끙 앓았습니다.
여전히 전화해도 받지 않고... 오늘 아침에야 메시지가 왔네요. 지금은 아무 할말이 없다고...

여러분들이 리플로 주신 충고를 보면서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내가 무엇 때문에 그와의 결혼을 망설이고 있었는지를...
근본적인 문제는 그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다는 것이었어요.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그의 조건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는 정말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껏 만나오며 그의 행동과 말에서 제게 신뢰를 주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고, 그 때문에 만약 결혼해서 힘든 상황이 닥칠 때 그와 함께라면 이겨나갈 수 있을 거란 생각보다는 자신이 없어지더라구요. 그 사람... 자기 감정에 아주 충실한 사람이예요. 자기가 먼저 좋아해서 저를 만나면서도 한 번은 며칠째 연락이 안와 물어보니 또 마음이 식었다고 하기도 했고... 그러다 다시 좋아져서 지금껏 잘해 줬지만요.
그가 날 좋아한다는 이유가 아니라면 우리 사이를 믿음으로 묶어줄 끈이 없다는 게 제가 결혼을 확신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 같았습니다. 저 역시 그를 좋아하긴 하지만 믿음이 안 생기므로 잘못하면 의부증 같은 게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됐구요.

암튼 서른이 넘은 나이에 남자친구에게 조리있게 내 감정을 얘기하지 못하고 단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헤어지자고 한 제 자신에게 먼저 책임이 있음을 통감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 다음날 바로 그쪽 부모님께 이런 사실들을 이야기해 버린 남자친구도 야속하지만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게 아니라 남자친구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그쪽 부모님께 이런 사실들이 알려진 이상 더 이상 만나기 힘들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사람도 아마 이 일로 인해 상처도 받았을 것이고 저에 대한 마음도 많이 식었겠지요.

그에게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더 좋은 사람 만나 잘 살라고 메일 보낼 참입니다.
당분간은 저도 힘들겠지만 아픈만큼 좀더 성숙해지겠지요.
리플 달아주신 님들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