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목 나의 패배주의, 그리고 나는 망명하고 싶었다.
글쓴이 바부팅이 날짜 2002-11-15 오전 6:41:00
대선은 아직 후보등록도 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에 붙어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짜증난다. 벌써 몇 달째 숨도 크게 못쉬고 살고 있다. 소위 이회창 특보라는 사람들, 엄청 많다. 임명장 받은 사람도 있지만 임명장 못받은 사람까지 팔십몇명이라 하기도 하고, 더된다 하기도 한다. 정치특보니 하는 당연히 있어야 할 특보도 있지만 환경특보니 해서 벼래별 사람들이 다 있다. 이 사람들이 사방에 협박하고 다닌다... 숨을 쉴 수가 없다. DJ 초기 김원길을 필두로 유종근까라까라 IMF 이후로 똑바로 안하면 전부 민영화시키거나 아니면 짤라 버린다고 유세떨고 다닐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80명에 딸린 식솔들만 계산해도, 오매나야... 현정권에서도 일했던 나같은 사람들은 다 자리 비켜줘야 한다. 상관은 없다. 다만 그 사람들, 별로 그렇게 잘난 것도 없고, 또 엄청 편견도 많은 사람들이다.
난 박사다. 서른 전에 박사를 받았고, 지금은 그런 대로 잘 나간다. 사실 잘 안나간다. 벌써 7월부터 난 숨죽이고 살아있고, 특보 완장찬 사람들이나 그 주위 사람들에게 치여서 꼼짝도 못한다.
창 정권이 들어서면 무서운 일이다. 해방 이후 어느 정권도 자기네끼리 인력을 완전 소화해낸 적이 없다. 그렇게 욕하는 박정희나 전두환도 장군들 몇 자리 챙겨준 것 외에는 유능한 사람들을 키워냈고, YS도, DJ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사람들이다.
창 정권은 다르다. 그 안에 사람이 넘치고 넘쳐서 자기네들끼리 줄서도 모자라서 서로 밀어내야 할 판이다... 하다못해 뭐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국회의원도 차고 넘치지 않는가. 벌써 자기네들끼리 쉐도우 캐비넷이란 이름으로 장관후보까지 다 정해놓았다. 그네들끼리만 돌아가서 하더라도 5년 정권 내내 다 못한다. 허버라게 싸울 거다. 꼭 전두환 때로 돌아갈 것만 같은 두려움이 든다... 젠장... 전두환 때 전경이 대학교 안으로 들어와서 진치고 있을 때도 잡아갈테면 잡아가라고 짱돌 들고 보도블록 깨면서 싸왔는데, 나이를 먹으니까 확실히 겁이 는다. 그동안 배우기도 엄청 배웠고, 깨치기도 엄청 깨쳤는데, 마음 속에는 겁만 늘었고, 내 안의 패배주의는 숫제 아주 또아리를 틀었다.
내가 노무현을 지지하는 이유는, 노무현을 예전부터 그냥 좋아했다. 몇 번의 선거에 난 늘 백기완을 찍었다. 마음 속으로 DJ도 좋아하고 존경도 했지만 정작 나는 DJ는 찍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요번에는 노무현을 찍을 생각이고, 또 이회창 찍을 거라는 여자들하고는 말도 안한다. 그래 명품족들! 딱 한 마디 남기고 주저없이 차 버린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이회창을 민다고 해서 자기도 그냥 그렇게 찍을 거라는 여자 만나면 보나마나 평생 엄청 고생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건 나도 병인 것 같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도 이렇지 않았는데... 왜냐면 그 시절의 단계를 뛰어넘어 한꺼번에 이렇게 역사가 뒤로 간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창 찍겠다는 사람 보면 부아부터 난다. 그렇지만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드는 날 보면서 또한 마음이 아프고 가슴 속 한가운데가 불편하다.
그렇지만 나는 그만큼 창 정권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이 사회에 새로운 귀족, 그들이 말하는 main stream이 정식으로 등극하는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노태우 딸 노소영이 모재벌들과 겹겹 사돈을 맺을 때 신귀족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돌았었다. 그렇지만 국민 소득 만 불도 안되던 나라에서 정식 귀족이 발생하기는 어려웠었나보다...
지금 창은 모르겠지만, 창을 둘러싼 소위 main stream이 결정적으로 힘을 얻은 것은 IMF 때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대로'를 외쳤던 강남 아찌들, 나도 회사에서 짤리지 않고, 다니던 연구소가 문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정말 발바닥 땀나도록 뛰던 시절, 온국민이 '직장'을 찾아 헤매던 그 밤에 오히려 엄 득을 본 사람들이 있다. 씨바... 그들이 창을 앞세우고 달려오고 있다.
이해하려 해도 이해되지 않는건, 시골에서 순박하게 살면서도 창을 내세워주는 사람들이다. 씨바... 서울에 와서 강남 한 번 가보고 강북의 2차로 옆으로 들어선 쭈굴쭈글한 사람들 얼굴을 비교해보라 말이야... 그 온나라의 노른자위를 다 차지한 사람들이 이제 권력도 가지려 하는 걸, 그래 DJ 혼내줄거라고 좋아하다니... 프랑스에 NAP라는데가 있다. 파리와 파리 근교의 뇌이유, 오떼이유, 빠시라는 세 동네를 합쳐서 그렇게 부른다. 프랑스 전체 부동산의 80%래나 90%래나를 그들이 가지고 있댄다. 모른다 씨바... 나도 대충 그렇게 들었다. 그렇지만 그들도 자기 동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지는 않는다.
그러나 창은 강남을 대표할 뿐이다. 우리나라는 커녕 서울도 대변하지 않는다. 물론 창은 나라를 대표할만한 교육을 받았을런지도 모른다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희생하고 겸손하라는 걸 가르쳤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주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의 부인이 그렇지 않고, 그의 동생이 그렇지 않고, 그의 가솔들과 식속들이 또한 그렇지 않다.
씨바. 손바닥만한 사람들이 국회의원 과반수와 2/3 이상의 지자체, 그리고 각 직능단체들, 게다가 대통령까지 갖는 순간이다. 정말 선거에서 지는 날에는 말이다. 그 뿐인가. 별의별 학회니 하는 대학교수들 - 노무현 지지 서명하는 교수들은 쯩말 개털 아무 힘도 없는 젊거나 삐딱 옆길 교수들이고 - , 정말 권력의 양지에서 따땃하고 안락하게 살던 보직교수 출신들은 벌써 몇 개월 전에 다 창 앞에 줄을 섰다. 심하게 얘기하면 대한민국의 강남특구에서 강남공화국으로 온 나라가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씨바... 태어나면 창 선생 일가가 보여준 최첨단의 방식으로 미국가서 출산하고 국적부터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친일이니 얘기하지 마라... 그딴 거 엄따. 영남이고 호남이고 다 엄따. 서울도 엄따. 모든 돈은 강남으로 통하고 모든 문화는 압구정을 거쳐가게 되어있다.
말 나온 김에 한 마디만 더 하자. 압구정 현대아파트... 노래에나 나오는 그곳에 정말 우리나라 지하경제를 쥐고 흔드는 계돈 조직이 몇 개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보여도, 이 아줌마들이 지하경제의 실체이다. 은행에 가기 어려운 회사들이 이 아줌마 곗돈모임에 연명해서 버텨나가는 것이 지금까지 지하 경제의 한 실체다. 이 계모임의 왕오야지가 한인옥 아주머니였다. 왜냐구? 빙신. 남편이 대법원장인데 누가 잡아가냐? 겟돈 왕오야지로 최고지. 이 아줌마들 눈에는 대한민국 모든 곳이 다 구질구질한 사람들과 구질구질한 동네일 뿐이다. 한 때 삼성간부들이 몰려살던 일원동이나 개포동이니 하는 곳이 약간 뜰뻔했지만, 이 아줌마들 압구정동 아줌마들한테 잘난 척하다가는 디지게 맞는다.
이 썩어도려내야 할 나라의 치부가 창 정권과 함께 왕좌에 등극하게 된다. 난 너무 두렵다. 하이에나가 온통 휩쓸고 간 모양처럼 되어있을 나의 조국... 그래서 나는 우울하다.
정책이고 뭐고... 웃긴 소리하지 마라. 정책대결 그런 거 음따... DJ만 아니라면 아무 거라도 좋다는 사람들을 등에 엎고 강남공화국이 생겨나는 그런 순간이다. 패배는 그런 거다. 그리고 요번에 패배하면 정말 무서울 거다.
내 안의 패배주의와 싸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찾아보자고 하지만 나도 사람이다. 정말 망명신청 하는 마음으로 미국에 좀 공부하러 가도 되겠느냐고 했더니 당근빠다 visiting scholar로 as soon as possible... 오란다. 싫다. 내 나라를 위해서 아직도 별로 한 일이 없는데, 창 옆의 하이에나들에게 밀려서 미국 정부를 위해서 일을 해야한다니 말이다... 기분 드럽다.
나도 결혼하기로 한 여자가 있다. 왠만큼 산다. 당빠 이회창 찍는단다. 집도 친구도 다 그 분위기란다. 안다. 그만큼 살면서 이회창 안되면 죽는 줄 알거다. 한동안 좀 연애했던 아가씨가 있다. 어머니가 노무현 되면 자기네 재산 전부 몰수한다고 했댄다... 그 친구 어머니도 한인옥 아주머니 one of best friend랜다. 씨바. 노무현이 빨갱이냐? 재산을 강제로 뺏게... 느그들이나 남의 돈 등쳐먹을 생각하지 말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나왔다. 등신. 참을 수 없어서 헤어졌다. 하여간 결혼하기로 한 여자에게 망명갈까부다고 했다. 볼 것 없이 잘가라고 할 것 같았는데, 좀 생각하는 분위기다. 얘기가 샌다. 부자들도 창한테 속고 있다. 경제가 작살나는데 거기 부자 가난한 사람이 어딨냐? 씨바 얘기가 또 옆으로 샌다. 하여간 그냥 일하는데 노무현이 어딨고 이회창이 어딨냐는데,, 또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그렇지만 그런 걸 참는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벌써 몇 달째 '집권야당' 사람들한테 치이고 있는데 말이다.
호남이고 영남이고 서울이고... 창 정권한테 그런 건 의미가 없다. 그런 지역은 국회의원 뽑고 대선 표 긁어모을 때나 하는 얘기가, 창은 창을 둘러싸는 강남 사람들이 있다. 너도 그리고 이사가면 되지 않느냐고? 그딴 게 아니라니까. 창은 고향이 충청도도 되었다 이북이 되기도 했다가 영남이 되기도 하는 사람이다. 에리트의 아들이기도 하다가 농부의 아들이기도 한 사람이다. 씨바, 힘만 잡으면 다 필요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나의 나라에 깊이 상채기가 남을 것 같다.
대학때 종로를 누비고 다녔다. 잡혀가도 좋다고 생각하고 누비고 다녔는데, 씨바 이 나이씩이나 먹어서 다시 또 창 독재시절에 레지스탕스 같이 살아야 하나부다. 망명이라... 정말 망명하고 싶다. 그렇지만 별 수 음따. 이 땅의 지식인이라는 멍에를 안은 순간. 부모의 희생과 주위의 도움으로 잘난 공부까지 한 이상, 또 안고 살아가야하는거 아닐까? 그래도 울화 걸린 것처럼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하다. 대선 때까지 뭐라도 할 생각이지만 할 수 있는 건 별거 엄따... 당장 아버지도 바꾸기가 어렵다. 울 아부지... 전두환 찍고 노태우 찍었던 분이다. 재산도 없으시면서 평생 공무원하셨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보수적인 사람을 찍어주는 분이다.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하다.
그러나 나의 노무현, 아니 우리 노무현 선생님, 잘 난 우리보다는 몇 배는 더 잘난 노무현 선생님, 마음 속에 또 다른 복안이 있지 않을까하고 그냥 믿어본다.
사람들한테 눈을 뜨라고 말을 하고 싶다. 제발이지 빙신같은 국회의원 국회 보내놓고 속 끓는 정도가 아니라 끔찍한 사람들을 청와대로 등극시키는 길이라는 사실을 좀 보아달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