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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제 해산물 크림소스 스파게티


BY 인어아저씨 2002-11-28

점심때 마음먹고 사먹었다
기왕에 먹는거 '특제'가 붙은걸로
왜 특제인가 했더니 반죽을 뚜껑처럼해서 구워나오더군
소스가 풍부하고 진한맛은 아니었지만
느끼하지 않아서 괜찮았어
홍합이 달랑 한개밖에 없는것이 좀 아쉽더군
당신은 주로 토마토나 미트소스를 좋아했지
피클보다 오이지를 더 좋아하기도 했구..
나도 가끔 오이지가 먹고싶을 때가 있어
스파게티.. 아주 오랜만에 먹었는데
나쁘진 않았어.. 사실은 맛있었어

책을 읽으면서 먹었어
정확히 말하자면
한입먹고.. 한페이지 읽고.. 이런식이었어
책을 읽으면 좋은 점이 뭔지알아?
마음의 양식.. 재미.. 등등..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만
내 경우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좋아
난 텔레비전 보면서 요리한다던지
다림질 하면서 전화한다든지..
한꺼번에 두가지 일을 못하잖아
그래서 텔레비전 볼때면
옆에 있는 당신도 못알아 본다고 많이 핀잔 받았었지
글을 쓸때도 생각하면서 쓰는게 아니고
일단 다 생각하고나서 쓰니까
시간이 두배는 더 걸려..
그래서 책을 읽어
스파게티 먹으면서 다른 생각하는게 싫었거든

어제 새로 책 2권 샀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의 핀볼 - 무라카미하루키'
'그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박완서'
먼저 '바람의...'를 읽기 시작했어
하루키식 유머와 대화가 많이 보여서 재미있어
"왜 동물을 좋아해요?"
"웃지 않으니까"
이런식의 글들이 맘에 들어
금방 읽을거 같아..

가끔 당신이 책읽어 주던게 생각나
재밌는 부분 부분 읽어주면서
하하호호 웃던 모습..
그래서 나도 읽기 시작했잖아
당신을 보면 정말 재밌어 보였거든


다음번엔 빨간 스파게티 먹어보겠어
그런데 삼겹살은 언제 먹어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