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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무늬 (정일근 시인)


BY 37red 2002-11-30

사랑의 무늬 (정일근 시인)


글..정일근

마당에 놓아둔 돌확 아래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눈길 주지 않으면 잊고 사는 쓸쓸한 그늘에

꽃은 허공에 찍힌 무늬처럼 남았습니다

나는 그대가 내 마음에 남겨 놓은

선명한 사랑의 무늬를 보는 것 같아

노란 꽃 앞에서 마음이 뜁니다

사랑은 마음에 무늬를 찍는 일이어서

그대는 나의 마음에, 나는 그대의 마음에

저렇듯 선명한 무늬가 남아 있습니다

더러 그 무늬의 빛과 향기를 잊고 살지만

그 무늬 열 일곱의 그대처럼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그대 마음속에 찍힌 내 무늬는 어떻습니까?

내가 그대 마음에 무늬를 새기던 그 날처럼

불도장의 자국처럼 여전히 뜨거운지요?

사람과 나무/ 쓸쓸한 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