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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지 않은 이의 방문


BY 이상 2002-12-06

전 별로 친하다 생각안하는 여자가 있는데요
문화센터에서 만난 사이인데 몇번 자주 만나지도
않았어요 그분이 워낙 수업에 많이 빠지다가 급기야
그만두더라구요
그런데 성격이 화끈한건지 활달한건지 암튼
제전화번호를 묻길래 안된다고 말하는 것도 뭐해서
그냥 가르쳐 드렸거든요
그렇게 잊고 지냈는데 전 프리랜서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그분도 아는지라 대뜸 전화하더니
우리집에 놀러온다네요.
전 집에 있는거 뻔히 아는데 (애도 없어요)
거절하기도 뭐해서 오시라고 했거든요
별로 반갑지는 않더라구요 친하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분도 전에 집에 자꾸 놀러오랬는데 제가 안갔어요.
그래서 혹시 무슨 다단계 얘기하려나 잔뜩 겁먹고 있는데
(그리고 갑자기 전화 받으니 집도 지저분하고 왠지 치부를
드러내는 것같잖아요.제가 초대한 것도 아니고...)
그건 아니더군요.
차하고 과일을 대접하고 뭐 줄게 없더라구요
이런저런 얘길 하는데 남편은 뭐하냐 남편은 언제오냐
꼬치꼬치 묻는데 왠지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형사한테 취조받는 느낌이랄까...
샛노랗게 물들은 머리카락하며 만화속 마녀를 연상시키는
긴 손톱의 빨간 매니큐어...
그리고 처음온 집에 하다못해 뭐하나라도 과일 몇개라도
사가야하는게 예의 아닌가요?
물론 빈손으로 와서 뭐할건 없지만 제생각이랑
참 많이 다르구나싶어서요.
한시간 앉아있었는데 컴 쇼핑몰을 한다고하더군요.
바빠보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집에 왜 왔는지 모르겠어요.
이것저것 물어보러왔나? 세상에 워낙 별사람이 많다보니
이렇게 의심이 드네요.
여러분은 이렇게 몇번 보지도 않은 친하지않은 이의 방문을
흔쾌히 해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