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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못 당하는 우리 딸


BY 딸기짱 2002-12-12

얘기 하나:

어제 아이와 어린이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거기에 나오는 마법사들이 목걸이 하나 가지고 얍!얍!하니까 금방 설거지도 뚝딱,요리도 뚝
딱,이사도 뚝딱 하는 걸 보고 내가 그랬다

나:아,나도 저 목걸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얍!하면 설거지도 다 되고,얍!하면 요리도 다 되게...
딸:안돼!
나:아니 왜?
딸:마법은 필요할때 딱 한번만 쓰는거야. 엄마처럼 씨끄럽게 하루종일 얍!얍!거리면 마법세계에 끌려가서 벌받어! 그러니까 늘 하던대로 엄마 혼자 밥하고 설거지하고 다 해!

우이-씨!

얘기 둘:

저녁에 밥이 어중간 했다.아이들과 먹으면 딱인데, 남편이 들어 오면 밥을 새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나:겨울아!(우리 딸 이름이 공개되면 안 되어서 가명을 씁니다)아빠한테 전화해서 저녁 드시고 오실건지 아닌지 여쭤 봐! 안 그러면 밥 새로 해야 하니까.
우리딸 씩씩하게 전화기에 가더니 하는말
딸:아빠! 엄마가 밥하기 귀찮다고 저녁 드실건지 어쩔건지 여쭤보래요.또 차리고,또 차리면 귀찮대요.

그리고는 딸깍!

딸:엄마 나 잘했지? 아빠 저녁 드셨데,엄마 좋지? 기쁘지?
나:야! 내가 언제 귀찮다고 그랬어?
딸:사실이잖아!

아이고!시어머니가 들었다면 보따리 싸들고 오시겠네


얘기 셋:

목욕탕에서 걸래를 빨고 있었다.근데, 갑자기 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너무 놀래서 허겁지겁 들어갔다.

나:왜!왜!왜그래 무슨일이야!

우리딸 거울 앞에서서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며 하는 말

딸:엄마! 나 너무 이쁘지?

우이-씨!


얘기 넷:

저녁에 식탁에서 딸이 밥을 잘 안 먹는걸 보고 내가 그랬다.

나:겨울아!밥 잘 안 먹고,반찬도 골고루 안 먹으면 얼굴에 우둘투둘 막 뭐도 많이 나고,얼굴도 마녀처럼 흉하게 변해.
딸:엄마처럼!
나:뭐,뭐,야! 엄마가 마녀같이 생겼어?
딸:응!

우이-씨!


얘기 다섯:

딸:엄마! 밖에서 놀다가 100원 주었어!
나:응,그래{속으론 아짜!}
딸:엄마!경찰서에 신고 하러가요.
나:아! 알았어! 엄마가 지금은 바쁘니까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경찰서에 갖다올께.
딸:안돼! 지금 가야 돼!
나:엄마가 알아서 한다니까!
딸:신고 해야 한다니까!

우리딸 하루 종일 따라 다니며 경찰서에 가자고 졸라댔다.나중에 내가 빽!소리 지르니까 그제서야 한 풀 꺽이며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신고 했냐구요? 10만원짜리 수표도 아니고, 만원도 아니고, 딸랑 100원인데 신고는 무슨 신고.그냥 지갑 속으로 들어갔죠.


다음에 또 글 올릴께요!우리 딸이 들어 왔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