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입니다...
낮에 모임이 있어서 나갔다가 그 친구가
신랑이 오면 집까지 태원준다고 해
타고 왔지요......아이는 학원갔다가 제가 남편에게 부탁을
해 남편이 데리고 있었습니다...
별로 탐탁게 생각지 않았지만 학원에 혼자
두는 것 보다 나을거 같아서...
보름만에 집밖의 외출이었습니다.....
그동안 춥기도 하고작은 아이가 설사를
심하게 10일이 넘게 해서
밖에 나가는 것은 커녕 내병원도 못가고 있었는데...
그래서 집에 온 시간이 6시가 좀 넘었더군요....
집 근처에서 신랑과 만나 집에 오는길....
신랑이 화가 나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워낙 내가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
아이들과 절 집앞에 내려주고 또 나가더군요...
그러더니 12시가 다되어 들어와선 한참 티비를 보는 걸
보고 저도 낮에 차를 타고 다닌게 피곤했던지
살짝 잠이 들었지요...남편이 기분이 안조아서
신경도 쓰였지만........그래서였는지 무언가 작은소리로
또깍 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뜨니 남편이 컴을 하고 있었어요..
남편은 컴을 잘 못만지지만 가끔 교차로 사이트에 접속하는
일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굉장히 오래 하더군요....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가 하두
귀에 거슬려서 이불을 살짝 걷고 남편을 쳐다보니...
남편이....
목록보기를 클릭해서 일일이 다 클릭해보고 있더군요...
순간 뒤통수를 한대 맞은 거 같았어요...
어떻게 목록보기를 눌렀는지 알았냐구요?
화면 왼쪽에 무언가 주르륵 떠 있었구요...
화면에 제가 자주 들어가는 게임 사이트가 떠 있었는데
그 게임사이트가 즐겨찾기엔 없거든요...
제가 그 게임에 중독되는 느낌이 들어
즐겨찾기에서는 지워버렸어요..
눈에 안보이면 좀 덜할까 싶어서...
그래서 일일이 야후에서 검색해서 들어가곤 하는데...
그 게임 사이트에 제 아바타가 보였습니다...
남편이 그게임을 하겠다고 거기 들어갈일은
절대 없을거고...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더니 그 아바타의 정보를 다 보고 친구목록을 보고..
친구목록에 남자가 하나 있었어요...
이야기 하자면 길지만 그 남자 아바타는 남자가 아니라
동네 언닌데 어찌하다 자기 아바타를 쓸수가 없게되서
신랑걸 쓰고 있었어요...알리가 없는 남편.....
머라고 중얼대면서 그걸 지워버리더군요...
그리곤 계속 목록보기를 클릭함서 조사(?)를 했어요...
전에도 이런일이 있었는데...
도둑이 제발 저리는 것도 아닌데
왜이리 겁이 나는지..정말 하늘에 맹세코
잘못한게 없는데....컴터앞에 앉아있는 남편의 뒷모습이
너무 무서웠어요...그렇게 30분을 하더니
컴을 끄고 자리에 누워 자더군요...
전 잠을 이룰수가 없었어요...밤새 쿵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아침을 맞았는데 남편얼굴 보려니
화부터 날거같아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쪽지를 써놓고 목욕을 다녀왔습니다....
목욕하는 내내 머리속에 그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정말 이대로 계속 살아야 하는지가...
남편이 거기 가있을때 그일로 인해 제가 평생
이렇게 남편에게 의심받으면서 살아야 할까요...
남편 마음에 있는 저에대한 불신을 다시 확인하고 나니
너무 불안하고 무섭고......
겁이납니다.........정말........
저또한 남편이 제게 잘해주어도 이젠 정말
믿지 못할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