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펌] MJ, "대한민국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도울 것"
"대한민국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도울 것"
18일만에 이루어진 노-정 회동 현장
ⓒ오마이뉴스 권우성
13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먼저 국회 본관에 도착해 현관에 나온 신계륜 민주당 후보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도착하자 두 사람은 양당 관계자 100여명의 박수 속에서 서로 덕담을 나누며 국회로 들어섰다. 지난 11월 26일 새벽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이후 18일만에 만남이었다.
노 후보가 앞서고 정 대표가 뒤서서 회담장소인 2층 귀빈식당에 들어섰다. 두 사람이 포즈를 취하자 연신 카메라 후레쉬가 터졌다. 이미경 민주당 대변인이 "보기 좋습니다"라고 말하자 노 후보는 "실속도 있을 거예요"라고 답했다.
이어 노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통합21로 간 신낙균 전 의원에게 "신 의원님 오늘 옷 색깔이 아주 좋습니다"라며 덕담을 던졌고, 신 전 의원은 웃으며 "예, 좋은 날인 것 같습니다"고 답했다.
"실속도 있을 겁니다"
작은 원탁 회담 테이블에는 두 사람만 앉았다.
노무현 "그동안에 유세하고 바뻐서 연락도 자주 못드리고." 정몽준 "별말씀을. 전화 주셨는데, 저는 만나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연락을 안드렸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저희 집에 오셨다는데 제가 큰 실례를 한 것 같아요." 노무현 "저보다 우리 아내가 정 대표님 인상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몽준 "하하."
이어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약 50분 후 회담장의 문이 열렸다. 회담장 안에는 노-정 후 사람과 회담 말미에 호출을 받고 들어간 이낙연·김행 대변인과 신계륜 후보비서실장 등이 있었다.
정몽준 "노무현 후보님의 승리는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또 우리 국민통합21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제가 노무현 후보님을 자주 못 뵈었는데, 앞으로 시간이 나는 데로 유세기간 중에, 또 선거 후에 자주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서 인간적인 이해의 폭을 더 많이 넓히겠습니다. 노 후보가 앞으로 국정운영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미력하나마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노무현 "정몽준 대표는 이번 선거에 공조할 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제가 모자라는 많은 부분에 대해서 계속 협력해서 도와주시기로 약속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국정 전반에 관해서 정례적인 대화를 통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국정에 대해서 함께 책임져 나가는 자세로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참 잘됐습니다.
오늘 우리 이야기를, 옛날의 무슨 자리 나누고 밀약하던 것을 낡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와 같은 이해관계의 거래 없이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를 실천해보자고 해서, '뉴딜(new deal)'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과거 정치 협력 방식과 다른 새로운 협력 방식을 창조해 나간다, 그래서 '뉴딜'로 이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정몽준 첫 공동선대위 회의 주재...민주당사 8층 정몽준 집무실 마련
노 후보와 회동을 마친 정 대표는 곧바로 통합21측 인사 20여명과 함께 민주당사를 찾았다. 1층 로비까지 나온 정대철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의 마중을 받으며 4층 대회의실로 올라간 정 대표는 명예선대위원장으로서 처음으로 공동선대위회의를 주재했다. 지금까지 회의를 주재했던 정대철 공동선대위원장은 정 대표 왼쪽에 나란히 앉았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큰집으로 이사를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땅! 땅! 땅!
정 대표를 중심으로 왼쪽 자리에는 민주당 관계자들이, 오른쪽 자리에는 국민통합21 관계자들이 앉았다. 정 대표는 "거룩한 사명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며칠 남지 않았지만 멋있는 선거운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힘찬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회의가 끝난 후 정 대표는 정대철 위원장과 손을 잡고 8층 명예선대위원장실로 올라갔다. 민주당에서 마련한 정 대표의 방에는 책상 위에 미리 준비된 장미 꽃다발이 놓여있었고, 의자 뒤에는 '꿈은 이루어진다'고 씌여진 붉은 스카프가 묶여있었다. 이 방은 원래 부산에서 거의 상주하고 있는 신기남 정개추위 본부장의 방이었다.
김원기 민주당 고문은 "의원들이 정 대표를 서로 수행하겠다고 해서 고민이다"고 덕담했고, 이미경 대변인은 "전에 내가 (정 대표에게) 불편한 논평을 냈더라도 잘 봐달라"며 웃었다.
국민통합21 전성철 정책위원장과 김행 대변인은 2층 기자실로 내려와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며 악수했다.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대선을 6일 남겨놓고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순간이었다. / 이병한 박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