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0일 드디어 왔다.디데이 짜잔.....
나의 결혼 오주년이다.
해마다 오늘날인디 기냥 지나칠수 있지만 오주년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왜냐하면 울서방이 날 꼬실때 십년안에 좋은동네 웨딩샵 차려준다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년안에 33평에서 우아하게 차마시며 내좋아하는 노래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해'를 목청껏 부르게 방송국 수준으로 꾸며주겠다 다짐했다.
"자 보쇼..인자 오년 남았소.."
난 남편에게 이렇게 일깨우고 싶었다.
마음속으론"에~~라 이 사기꾼아..이곳이 시방 33평이냐!글구 안방웨딩샵 봤나?봤어?"우히히!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고 운제 그런날이 오갔어.."
뿌린대로 거둔다고 남편은 성실표인디 복권 당첨되지 않는한 우린 평범하게 살틴데...아니지 희망은 버리면 안되지!
오년이란 세월은 달고나 처럼 뜨겁고 맛나게 달고,살구처럼 시고,소금처럼 짜고,고추처럼 맵고,씀바귀 처럼 쓰고,땡감처럼 떫고,얼음처럼 차가웠다.
사는게 어떻게 매일 웃고 행복할수 있을까!
그래도 두번 기억되는 부부싸움 외에는 큰변수없이 살아온 우리부부!
오년이 아닌 오십년 오백년 해로하고 싶다.
남편은 내가 맛나거 밥수저에 올려주면
승질이 디러워선지 승깔이 있어선지
싫다고 한다.
이럴때면 마음속으로 이슬비가 내리는것 같다.
"우쒸...내가 영화 한판 찍고 싶은데 꼭 그렇게 말해혀요"
내가 그렇게 말하면 무뚝뚝한 내님은 이렇게 말해버린다
"내가 어린애가!내 알아서 먹는데이"
아따 참말로.....디러뼈!
난 그럴때마다 내가 여리여리하고 연약한 아짐이 아닌게 후회스럽다.
바부탱이 네모상자만 봐도 거그 나오는 부부들은 모두 떠먹여주고
"맛있나"
"맛있다"
"많이 묵어라"
뭐 그렇게 정답게 이야기 하는데 우쒸다...
니캉 그다위로 할래..ㅋㅋㅋㅋ..난 이렇게 협박하고 싶다.
내년 이맘때는 떵뱃살 집어넣고 지금보다 연약해져서리
"자기야...난 살이 넘 많이 빠져서 밥할 힘이 없어.."
ㅋㅋㅋㅋㅋㅋ
연애할때다 자기집에 갖며 술수를 부렸다.
나는 홍제동에 살았고 나면은 대림동에 살았었다.
거리상 넘 멀어 싫다 했더니 내게 맛있는거 먹게 해준다며 꼬셨다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테니 집에 가자고 자꾸 꼬셔대서리
사양하는것도 어느정도라 못이기는 척하고 갔었다.
남자가 얼마나 깔끔하던지
정갈하게 가지런히 정리된 옷가지가 마음을 흡족게 했었다.
자기집으로 데려가더니 감자를 삶아주었다
분이 폴폴나는 맛난 감자였다.
여기서 부터 내인생은 꼬였다.
화장실까지 집안 구석구석 먼지하나 없이 깔끔한방.남자 냄새없이
푸하하!내방보다 훨씬 깨끗한방이 놀라웠다.
내가 감자를 뭐하러 먹어 맛없어 뭘그렇게 얘기한걸로 기억한다
남편은 이감자 내 고행에서 가져온거야..
에고고 지나내나 모두 강원도 감자표인디
감자가 다거기서 거기인디 뭐가 다르다고 내가 넘어갔는지..
정갈한 방구경하고 감자 얻어묵고 길건너 사는 친구 불러
호프 한잔 마시고 뭐그렇게 헤어졌었다.
그날 이후 난 남편의 깔끔한 성격에 점수를 후하게 주었는데
내발등 내가 찍은거다.
연년생 얼라 두마리 키우기가 쌍둥이 보다 힘든데
내우찌 디러운 환경에서 살소 싶겠소.
날마다 집안이 어지러워 잠이 안온다니 뭐 구런걸루 날 괴롭히는데
울서방 나이들어 꼬부랑 할아범 되었을때 두고봅시당.
요즘 우연찮게 스치는 인연중 연년생 키운다 말만 들어도 동지를 만나 반갑고 눈물나는데 나두 이렇게 살고 싶지않어라...
애보는게 진짜루 이렇게 힘든건지 몰랐수다.
오죽하면 내가 떵깐갈 시간도 없겠어라.
장실이네 갈때 한마리 손잡고 한마리 가슴에 아기띠하고 달고서
떵누러 가야했던 내모습 아~~나 진짜 기런모습 싫어..
가뜩이나 좁은 화장실에 새끼 둘델구 떵깐 찾아야하는 아짐심정
냄편들 알려는지...
인자 나도 쬐매 있으면 두아이 모두 탁아시설에 맡기고 룰루랄라
하며 헬스다니고 심신수양 할날이 올끼다..그날이 올때까지 참아야지.
여러분...사탕발림에 바부탱이 녹아 딴딴딴 했지만 안적까지 이상무
잘살고 있슴다.
지발 담해 결혼 기념일엔 내허리 24는 아니지만 내허리 28만 되게 기도해주세용.
낭군아...사랑한데이....백년해로합세!
요즘 잼나는 글도 아닌디 도배해서 지송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