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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있어서 넘 행복해요...


BY 썬엄마 2002-12-21

결혼한 지 7년이 되도록 아기를 안 갖던 나.
참 이상하게들 보더군요.
하지만 정말로 아기를 갖고 싶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늘 싸우던 엄마아빠 때문에도 그렇고
아기를 워낙 좋아하지 않아서 그랬나 봐요.

남편도 그랬어요.
저흰 지나가다 아무리 예쁜 아기를 봐도 눈길 한번 안 주는
그런 스타일들이었죠.
막연하게 아기가 있으면 무척 힘들거야... 둘이서도 너무 재미있어...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근데 어느 순간 아기를 가질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운 좋게도 바로 아기가 생겼어요.
정말 운좋죠?
피임도 오래하면 아기가 안 들어선다던데...

4주쯤 되었을 때 종합병원에 갔어요.
첨으로 초음파 촬영을 했는데...
뱃속의 아기는 손톱보다 더 작았고...
놀랍게도 심장이 쿵쿵 뛰고 있었어요.
그 순간 눈물이 주르륵 나왔죠.

그때부터 그앨 사랑하게 됐어요.
남편과 전 매일 그애에게 편지를 썼죠.

비실비실하는 엄마와는 달리 그앤 건강하게 세상에 나왔죠.
못생겼지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였어요.
죽을 힘을 다해 젖을 먹였어요.
지금 10개월... 적어도 돌까지는 젖을 계속 먹일 거예요.

예전에 죽을 만큼 사랑한 사람도 있었지만...
연애도 여러 번 했지만...
아기를 만나니 그런 것들이 다 우습게 느껴져요.

내가 어떻게 엄마 노릇을 할까...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자연의 섭리더군요.
호르몬의 변화인지... 너무 사랑하던 남편도
눈에 잘 안 들어와요...^^;

이젠 아기가 둘셋쯤 되는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전 이제 삼십대 중반이라 아기를 더 낳기엔 체력이 모자라거든요.

아기를 낳는다는 건 너무 멋진 일이었어요.
100억짜리 복권에 맞아도 이처럼 벅차진 않을 거예요.

사람들은 참 나빠요.
늘 아기를 낳으라고만 강요했지...
아기를 낳으면 얼마나 행복한가에 대해선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