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도 노무현 지지자긴 하지만 노사모는 아닙니다.
꿀렁거리고 재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어떻게 보면 좀 심하다 싶지만 남들 다 좋다고 나가던 월드컵 거리응원도 한번도 안나가고 꼼짝 않고 집에서 남편과 TV와 함께 월드컵을 보낸 냉정하다 싶은 사람이지요.
솔직히 월드컵 응원도 부러웠지만, 나가기는 싫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중 하나가 남들 하는데 아무 생각없이 우르르 따라가 휩쓸려 판단력을 잃는것이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글들을 보다니, 노사모의 열광이 두려우셨다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웃기지요. 정치인에게 열광하다니.
아이돌 스타나 가수에게 열광하는것을 본적은 있어도 정치인에게 열광한적은 한번도 없어보입니다.(참고로 전 아이돌 스타에 대한 열광만큼 어이없는것도 없어보이는 사람입니다만)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어이없어보이지만 노사모의 존재만큼 우리 정치에 순기능을 가져온 존재도 많지 않다고 봅니다.
어느 누가 정치판에 자원봉사를 나서겠습니까?
어느날 집을 나서 지하철 역 입구에 늘어선 열몇명도 넘는 노란 옷입은 젊은 노사모들. 얼굴에 희망과 웃음이 가득차 있더군요. 드문드문 노란 목도리, 노란장갑에 손에 손잡고 조금은 산만하지만 기호2번을 외치는 모습은 참으로 좋아보였습니다.
그렇게 지하철 안쪽으로 들어가니 젊은학생 둘과 약간 나이 있으신 여자분 두분이 역시 기호일번을 외치고 계시더군요.
저는 그분들도 자원봉사자이시기를 바랬지만 안타깝게도 인솔자인듯한 한 여자분이 외치는 구령에 맞춰 조금은 피곤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일사분란하게 기호일번을 외치시는 모습이 조금은 안타까웠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닌, 내가 지지하는 사람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정치를 보여준게 노사모의 순기능이요, 우리가 앞으로 발전해나가야 할 국민의 정치참여 방향이라고 합니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지지자의 당선을 위해 돼지저금통을 낸것처럼 -국민개혁정당이나 민주노동당 역시 당당하게 당비를 내는 사람만을 당원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민노당은 당원들의 전폭적이고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힘입어 수십억의 선거비용을 줄였다고 합니다.
저는 5년후 한나라당도 국민에게 자발적인 활동을 일으킬 수 있을만큼 사랑받을 수 있는 후보를 선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