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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


BY 순이 2002-12-22

결혼할 남자가 있어요..
그런데 그 남자 서른이 다되어가는데 아직 통금시간이 있어요
어머니 아버지가 아직은 그에게 절대적인 존재이구요.
착한아들..늘 "어머니 아버지께 효도해야하는데"란 말을 입에 달고살다시피하구..첨엔 이런모습이 좋아보였어요..
'가정적이겠구나 이 사람'이렇게 생각들었구.

그런데 이런 모습들이 점점 싫어져가요,,
어느날인가 한동안 서로 바빠서 못만나다가 오랫만에 만났는데
어머니에게서 온 전화를 받고는 허겁지겁 집에 가야한다고 하더군요
가면서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무릎이 아프다고 빨리 들어오라구 하셨다네요..그러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가는데..왜이렇게 신경질이 나던지..맘을 넓게 가지려고 하는데..같이 있고싶어도 조금만 늦으면 조바심내고..하루에 2~3통씩 집에 안부전화 꼭 하구..

언젠가는 데이트도중 집에서 식구들 모두 목욕탕에 간다는 전화를 받고 가야한다고 가버렸어요.
아침 여섯시면 모든 식구들이 무조건 기상해야만 하구..
왜 저에게 자꾸만 '너 결혼하면 우리 부모님께 잘해야해'
하고 말하죠?이젠 이런게 부담스러워요.첨엔 당연한거라구 생각했어요.그런데 어느날부터 가슴이 답답해지더니 이젠 폭팔하기 일보직전이예요.겁나요..전 제 일 하면서 이 오빠랑만 알콩달콩 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을것만같고 그 부모님들이 인간적으로는 좋지만
아직 자신에 아들을 소유물처럼 생각하시는게
저를 답답하게 만들어요.
이 집에 들어가서 살면 난 분명 외톨이가 될것만 같아요.
점점 더 싫어지는건 지역감정..그오빠네 식구들은 어떤분께
'선생님 선생님'하고 부르고 그 지역에대해서는 절대적인데..전 지역감정을 가지고 있는사람들은 나쁜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내가 사랑해야할 사람들이기에 합류해보려고도 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왜 난 그분들이 이해가 안될까요?
결혼할때가 다가와서 그런지 그동안에 참고 지나칠수있었던 일들이 다 눈에 거슬리네요.제가 더 이렇게 걱정하는건 우리집은 아무리 부모 자식간에도 '난 널 믿는다'라는 분위기여서 무었이던 강요받는 일이 없는데 이사람네 집은 우리집과는 반대예요.
어디를 가던 늘 함께..
가고싶던 그렇지 않던..부모님에게 전적으로 그런 권한이 있으니
아무리 결혼해서 그 집 여자가 된다해도 내가 살던 생활방식을 다 개조시켜 이 집안에 과연 합류할수있을까 하는..오늘도 열시쯤 갑자기 분위기좋게 술마시며 한창 내가 수다떠는 도중에 "야 일어나 집에가자"하는데 기분이 너무 나빠져서 내가' 오빤 나랑 있으면 그렇게 불안해?'라고 물으니 부모님 걱정시켜드리는게 싫다네요..효자아들..착한 효자아들..

저 행복해질것같지가 않아요.
제가 아직 철이없어 남들은 그냥 지나칠수있는일들에 민감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