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여기 계신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저는 노사모입니다.
출구조사가 발표나자마자 저는 울산발 서울행 비행기를 타고자 공항으로 내달았습니다. 만약 출구조사가 틀려서 진다하더라도 서울에서 함께 울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죠. 그러나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정몽준의 배신이 있은 이후 밤 12시... 노무현의 팬들은 충격을 정리하고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늦은 밤이지만 친지와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다시 한번 지지를 확인하고 문자 메세지와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지요. 원래 12시가 넘으면 선거운동이 불법인데 새벽 2시가 되면서부터 한나라당에서 유인물과 급히 사설을 바꾸고 1면 기사를 바꾼 조선일보를 아파트마다 무차별로 몇천부씩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전국 각지의 팬들이 인터넷에서 자신의 위치를 적고 차량을 수배하고 연락처를 남겨 주변의 팬들과 함께 순찰을 나갔습니다. 엄청나더군요. 아파트마다 뿌려진 신문들과 유인물.... 선관위에 신고하고 경찰에 신고하고 수거하니 동이 터왔습니다.
시골에 있던 노무현 지지자 한 분은 밤 12시에 서울에서 공부하는 두 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음날 시험이라 안된다는 딸들에게 그는 '정몽준 같은 정치 모리배가 우리의 역사를 뒤로 돌리는 일을 좌시해선 안된다'며 울먹였습니다. 아버지의 흐느낌을 들은 딸들은 더 이상 핑게댈 수 없어서 야간 고속을 타고 귀향했습니다. 아버지는 딸들을 싣고 투표장에 6시 10분에 도착하여 투표를 시키고 아침을 먹여서 비행기로 올려보냈습니다.
일본에 체류하고 있던 한 팬은 갑작스런 소식을 듣고 아침이 되자마자 공항에 달려나가서 표를 구했습니다. 왕복하여 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니 거금 70만원 이상을 들인 한 표 였지만 그 한표가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오전 투표율이 저조하자 전화를 돌리는 팬들의 손길이 빨라졌습니다. 혹자는 젊은 층이 많이 오는 게임 사이트에 들어가서 참여를 독려하였고 혹자는 동네 피씨방을 찾아가 게임중인 젊은이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저녁 6시가 되기까지 제대로 눈 부친 사람이 없었죠.
이 모두가 '자발성' 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울산 공항에 도착하여 개표를 시작하자 한 아저씨가 전라도의 95% 득표를 큰 소리로 욕하더군요. 가만히 듣고 있을 수가 없어서 싸웠습니다.
왜 전라도에서 이회창에게 5%나 되는 표가 나오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모를 죽이고 처자식을 죽인 광주민주화 항쟁의 주역들인 민정당 의원이 당의 중진을 독차지 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어떻게 표를 줄 수가 있습니까? 대가리에 총 맞지 않은 이상.........
제가 아는 형은 예비군 훈련에 갔다가 자기가 특전사 출신으로 전라도에서 여자들 젖가슴에 대검을 찌르고 그래봤다며 자랑스럽게 말하던 중대장놈을 패죽인다고 난리를 쳐서 그날 훈련이 취소되었다고 했습니다. 암요..패죽일 놈이구 말구요...
연인의 가슴에 칼을 꽂고 히히덕 거리던 군인을 지휘한 놈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이 부당합니까? 박해받는 전라도 사람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고향에서 외치다 세번이나 낙선한 정치인에게 고마움을 느껴서 표를 주는 것이 잘못되었습니까?
저는 경상도지만.... 전라도가 99%를 줘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의원이.. 언제 사과 한 마디 한 적 있습니까? 언제 호남발전을 위해 정책을 입안하고 거기에 가서 제대로 된 공약을 가지고 유세나 한 번 한 적 있습니까?
호남이 민주당을 좋아한다구요?? 천만에요..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뿐입니다.
지난 2000년 낙선운동에서 2명의 민주당 인사가 호남에서 낙선했습니다. 영남에서는 17명의 한나라당 낙선 대상자가 모두 당선되었지요.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습니다. DJ 아들들의 문제 때문이지요.
이번 전북 장수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인사가 낙선하고 무소속이 당선되었습니다. 이래도 민주당 몰표입니까?
부산 시장에 출마했던 한이헌씨는 민정당 의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는 과거의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였으며 그래서 광주 노사모는 그를 위한 지지활동에 도움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반성하고 사과하는 자세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겁니다.
부모를 죽이고 처자식을 죽이고 연인의 젖가슴에 칼을 꽂고 여자들을 옷벗기고 몽둥이로 두들겨 팬 놈들이 당당하게 금배지 달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대표에게 5%의 표밖에 주지 않았다고 욕을 한다구요?
당신이라면 표를 줄 수 있겠습니까?
대가리에 총 맞지 않은 이상 말이죠......
지역감정 타파는 올바른 역사인식에서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