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하던 자들이 왜 변절을 하는지 아는가..?
절망하기 때문이지..
내일 당장 독립이 된다면 누가 변절을 하겠는가..
자네도 지금 절망하고 있지..?
나는 알고 있네.. 독립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야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까이 왔다는걸 왜 모르고 있는가...."
---------- < "야인시대" 만해 한용운이 최기자에게 한말 >
우연성 같은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은
명확하게 일어나 버린 일이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은
아직 명확하게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배후의 '모든 것'과 눈앞의 '제로' 사이에 끼인
순간적인 존재고, 거기에는 우연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는 뜻이다
------------------- <'양을 ?는 모험' -무라카미하루키->
"내가 모퉁이를 돈다. 그러자 내 앞에 있던 누군가는 벌써
다음 모퉁이를 돌고 있다. 그 누군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 하얀 옷자락이 언뜻 보일 뿐이다. 하지만 그 하얀색만이
강렬하게 새겨져서 언제까지나 지워지지 않는다. 이런느낌
이해할 수 있겠어요?"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아요"
"내가 당신의 귀에서 느끼는건, 바로 그런 느낌이에요."
------------------- <'양을 ?는 모험' -무라카미하루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래
'메리 크리스마스'라는게 있긴 있는거지..?
언제였는지 모르겠어..
크리스마스 때문에 설레였던 적이 말이야..
그런 때가 있었는지 조차 기억이 안날 정도야
이제 며칠 있으면 나이도 한살 더 먹겠지..
세어보니 결코 적지 않은 숫자야
작년에 먹은 한살과 이번에 먹을 한살은 같지가 않은거 같아
3배는 더 무거운 느낌이야
끝이 없는 날들을 보내왔어
의미 없는 반복이지..
흐릿하여 실체가 없는, 미지근한 젤리와도 같은 날들이야
아침에 일어나 전철역까지 걸어가서
뚜레주루 샌드위치와 우유를 사고
레이니어 에소프레소에서 까페라떼 한잔을 마시지
어쩌면 하루중 가장 의미있는 시간인 것 같기도 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일을하고, 혼자서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고, 책을 읽고..
상냥한 웃음 이외에는 철저하게 마음을 닫아버린
그리고 머리속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온갖 계산만을 굴리는..
그런 사람들과 나도 그렇게 행동하며 어울려..
마치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매일 달력의 숫자에
하루하루 새까만 칠을 해나가듯, 그렇게 지내왔어
밤이 깊어지면.. 정말 깊어지면..
새벽은 꼭 오는건가..
밤새 해가 식어버리거나 하는 일은 없는건가..
그렇다면 충분히 깊어진거 같은데
누가 봐도 어두울 만큼 어두워진거 같은데
왜.. 마음속엔 아직도 절망이 지워지지 않는지..
왜.. 눈물이 마르지 않는지..
지금은 '모든것'과 '제로'사이에 끼어서 허우적대고 있어
하지만 지나간 '모든것'도 다가올 '제로'도
모두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될거야
당신이 해줄 수 있는건 언제나.. 보이는.. 그자리에 있어주는 것야
그리고 그건 내가 가진 희망의 '전부' 이기도 해
오늘 우울한 얘기를 많이 했어
그동안 조금 속상했었거든..
그리고 또 크리스마스 이브잖아..
그햐얀 옷자락처럼 지워지지 않아..
내 안의 당신은 말이야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