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스스로 법과 원칙을 저버렸다"
노 당선자 '언론사 과징금 취소경위 알아보라' 지시
2002-12-31 오후 1:33:00
지난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언론사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 1백82억원을 전격취소한 데 대해 31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공정위 취소 조치에 대한 "경위를 알아보라"고 인수위원회에 지시, 커다란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31일 유감을 공식표명하고 철저하게 경위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언론계에서도 이번 과징금 취소 결정은 공정위 스스로 원칙을 저버린 조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 당선자 "과징금 취소처분에는 이유가 있어야"
노 당선자는 "처분을 할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하듯이 처분을 취소할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경위를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이 전했다.
인수위는 31일 정순균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인수위는 공정위가 2001년 부당내부거래조사결과 부과한 1백82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한데 대해 스스로 원칙을 저버린 이해할 수 없는 조치로 받아들이고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번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오늘 오전 간사회의에서 이 문제를 심도있게 조사했으며 모든 행정은 원칙있게 결정되고 원칙있게 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또 "임채정 인수위원장이 '철저한 경위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하고 그러나 공정위가 이번 결정을 인수위에 사전통보하지 않았으며 인수위가 공정위에 경위조사를 직접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언론계 "공정위 스스로 원칙을 저버리면서 무슨 법과 원칙을 운운하는가"
언론계 또한 공정위의 과징금 전격취소 결정은 정부기관으로서의 공신력을 스스로 무너뜨린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용백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공정위 스스로 원칙을 저버리면서 무슨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회의적이다. 언론개혁을 위한 신문시장의 불공정실태 조사 등은 이미 지난해 국민의 지지를 받은 것인데 일부 정부부처가 정권말기에 정치적 고려로 인해 국민 여망을 저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이 원칙 없는 공정위 처신 때문에 지난해 언론사 세무조사 등이 언론개혁을 위한 시대적 요구 때문이 아니라 정권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는 의구심이 더 커지는 것"이라며 "이번 공정위 조치는 언론개혁을 위해 법과 제도를 실질적으로 지켜야 할 정부부처들이 공신력을 상실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년에도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상적인 시장조사가 이뤄지고 불법행위에 대해선 정상적인 과징금과 추징금을 징수해야 법과 원칙이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