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 썼었어요. 1월 1일이 시아버님되실 분의 생신인데 31일날 내려가야 하는지 고민이라구요. 작년에는 내려가서 내내 설겆이 통에 손 담그고 있었거든요.
저는 사실 친구들이랑 놀러가두 제가 주방에서 일하고 차려주는 것을 좋아해요. 그렇게 일할땐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즐겁죠. 그런데 작년 같이 내려갔던 사위 될 사람은 거실에 앉아 즐겁게 마시고 노는데 아 이것이 며느리와 사위의 차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 날 만큼 억울하더라구요.
저 올해 내려가지 않았어요. 저 우리 할머니랑 아빠랑 동생과 같이 밤 12시에 떡국 끓여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오빠에게 전화왔어요. 만두 빚고 있다구요. 오빠가 그러대요. 이모님들이 "너 OO이 일 시키기 싫으니까 네가 내일 내려오라고 했지?"하셨대요. 어머님이 만두속을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놓으셔서 모두 만두 빚고 있는 중이래요. 오빠두 만두 빚고 있냐구 했더니 어머님이 오빠는 제대루 못 만드니까 망치지 말구 들어가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제가 당장 달려가서 만두 빚으라고 했지요.
"오빠, 나두 만두 만들 줄 몰라. 나두 그럼 나중에 만두 못빚으니까 저 들어가서 쉴래요 라고 말씀 드려두 돼? 아니잖아. 오빠 만두 못 빚으면 지금이라도 배워. 나두 만두 못빚지만 나중엔 배울꺼구 오빠도 배워서 나 만두 빚을 때 옆에 앉아서 같이 해. 만두 못 빚으니까 우리 아들은 들어가서 쉬어라 그런 말씀 안하시게..."
잠시 후 다시 전화했더니 정말 우리 오빠, 이모님들 틈에서 만두 빚고 있더라구요. 전화기로 들리는 어머님과 이모님들의 말씀, " OO는 내일 오지 마라. 일하기 싫어서 오늘 안내려왔지." , " 만두는 우리 아들이 빚고 있네.", "벌써 일안하려구 그러네."
농담반 진담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그래요. 만두 안 빚어서 좋아요.정말 이렇게 기분이 가뿐할 수가 없네요. 오빠두 제 말을 들어줘서 고맙구요. 사실 저를 나쁜 며느리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결혼전 남자친구를 제대로 교육시켜놓으려구요. 결혼 전부터 집안일 부엌일 원래 잘했던 아들로 만들어놓을꺼에요. 그래야 결혼해서 오빠가 제 일을 도와줘도 별탈 없을 것 같아요.
올해 새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아빠가 연말을 많이 쓸쓸해하셨어요. 아빠는 31일날 내려가서 일 좀 도와드리라고 했지만 내심 서운해하시는 것 같았어요. 시아버님 생신은 1일이니까 1일날 내려가도 결례는 아니죠?
오빠네 내려가서 일하는 대신 가족과 함께 한밤에 떡국 끓여먹고 불쌍한 우리 아빠와 맥주 한잔 했습니다.
저 정말 기분좋고 행복해요. 내일 내려가서도 기분좋게 생신축하드리고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