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무척 많은 눈이내렸습니다...
제가 퇴근할땐 한 두개 정도 내리던 눈이 저녁이 되면서 점점
많이 내리기 시작하였지요...
요즘엔 제가 아버님 차를 가지고 다닙니다..
출퇴근할 때 말이죠...
새벽에 아버님이 차를 쓰시기 때문에 되도록 집 앞에 주차를
해놓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많이 내리니까 새벽에 쓰실 아버님 때문에
차 운전석 유리문 쪽에 뭔가를 대놔야 할 것같아서 집안을 찾아보니
신문지하고 박스가 두개 있었지요..
근데 박스는 나중에 쓸 것이라고 따로 놔눈 것이라 쓸 수 없고
신문지로 하자니 너무 얇아서 바람에 날아가 버릴 것같고..
한참 이리저리 찾아다니는데 아버님께서 아이용 야외 돗자리를
찾아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눈이 더 차에 쌓이기 전에
가린다고 나갔더랬습니다..
손으로 눈을 훔쳐내고 돗자리로 유리창을 가리는데 이게 좀 작아서
유리창 위까지 완전히 덮어지질 않는거예요..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쓰레기 버리는 장소로 종종걸음으로
달려갔습니다..
눈은 더 계속 펑펑 쏟아지고 얇은 옷에 바람이 숭숭 들어오고....
평소엔 많이 보이던 박스도 잘 보이지 않고..
이것저것 뒤적이다 그래도 좀 괜찮다 싶은 박스 두개를 손에 들고
얼굴에 내리는 바람과 눈을 막고 왔는데..
어...엉...이게 웬일이니...
방금 전에 차 유리문을 덮은 돗자리가 없어져버린거예요...
불과 5분정도 밖에 안된 시간인데...
도대체 웬 사가지 없는 노옴이 가져갔냐고 씩씩대면서
찾아보는데 없어서 할 수 없이 박스만 이렇게 저렇게 해서
유리를 가리고 집으로 들어갔지요..
집에 들어가 이방 저방에 계신 아버님 어머님한테 목소리 크게
웬 나쁜놈이 아 금새 그 돗자리를 가져가버렸노라고 말씀드리곤
그놈이 어떤 놈인지 찾아봐야겠다고 했죠..
바람때문에 날아간 것 아니냐는 신랑 말을 뒤로하고
옷을 단단히 입고 나와 신랑 말처럼 정말 바람에 날려
저리로 떨어진 것인지 주위를 아무리 찾아봐도 바닥엔 없고...
내가 아까 쓰레기장으로 갈때 차가 두개 들어오던데..
혹시 그차 주인이 가져갔나 하고 반대쪽으로 가봤는데 다들
눈이 덮여진 차 밖에 없는 거예요..
아아니 도대체 어떤놈이 가져간거야...
이젠 할 수 없이 차를 전부 다 하나씩 찾아봐야되겠네하면서
우리차 옆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조사하는데...
이게 웬일이니...다소곳이 덮여진 유리문이 보여서 가까이 봤더니
아까 내가 덮어논 우리집 돗자리잖아요...
이 사가지....하는데 좀 이상해서 쑤욱 앞뒤좌우 다 살펴봤는데
방금 들어온 흔적도 없고.. 눈이제법 쌓여진 차위를 보니까
아닌것 같아서 뒤에 번호를 봤더니 차종이 같은 남의 차입니다...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지요..
우리 윗층에 사는 집의 차...
그래서 어린 우리 아이들이 그차를 보면 할아버지차라고 했던
바로 그 차..
어쩐지 아까 돗자리 덮을땐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비춰줘서
야 다행히 밝은데로 내가 주차를 잘했구나 하면서 덮었는데
두번째 박스를 덮을 땐 아까보다 좀 어둡더라구요..
그래도 아무 생각없이 어떤 놈을 나쁜 놈으로 만들어버리면서 박스를 덮었던 나...
ㅎㅎㅎㅎㅎ 한참을 웃으면서 돗자리를 걷어 정말 아버님차에
덧대어 덮고 있는데
밖으로 나오셔서 같이 찾으시겠다는 우리 어머님...
며느리 추울까봐 같이 찾으시려고 나오신 우리 어머님등을 밀고
집으로 들어와선...
또다시 큰소리로 하이고 글쎄... 제가 다른차에 덮어놨어요..ㅎㅎㅎ
제가 어떤 사람을 나쁜놈으로 만들어버렸어요..ㅎㅎㅎㅎ
우리 아버님..혀만 쯧쯧쯧하시더군요..
만약 그대로 놔두고 집으로 들어왔다면 그 차주인은
누가 나와서 이렇게 이쁜짓을 했냐고 복받으라고 했겠다고
웃으시면서 한마디 하시더군요...
한번 웃음터지면 쉽게 그치지 않는 나...
계속 하하하 웃고 있는데 신랑이 오지겠다고 합니다...
얼마나 웃었든지...
잠자리에 들어서도 그 생각이 나서 또한번 배꼽 잡고 웃고..
지난 번에 봤던 주유소의 아르바이트가 생각나서 또 웃고...
저와 같은 경험 있으신분 계시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