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46

새운동화


BY 인어아저씨 2003-01-08

비디오 가게에 갔었는데
이 동네 사람들이 워낙 비디오를 좋아하는건지
아님 비디오가게가 너무 없어서 그런건지
볼만한 것은 항상 빈케이스만 진열되어 있어
'중독'이 보고 싶었었는데
'연애소설' '가문의 영광' '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집으로'... 심지어 '소림축구'까지 전부 대여중이야
할수 없이 어제는 '쉬핑뉴스' 빌려보고
오늘은 '신데렐라' '햄토리' 빌렸다

오랜만에 쇼핑도 좀 했다
음료수랑.. 먹을거 조금 사고 운동화도 샀어
하나밖에 없는 운동화..
그동안 빨지도 않고 아무생각없이 계속 신고 다녔지
신발의 깨끗함과 더러움은
그 사람 인상에 참 많은 영향을 주는거 같아
그런 점에서 보면 난 항상 내 점수를 깍고 있었던거 같아
남의 신발 더러운 것은 눈에 잘 띄는데
내것 더러운 것은 왜 눈에 잘 들어오질 않을까
익숙하기 때문일것 같기도 하고..
그보다는 신발에 고유한 기능적인 의미만을 부여하는
내 사고방식이 더 큰 이유가 되겠지
자동차에 고유한 기능적 의미만 부여하여
1년이 다 되도록 새차 한번 할까말까 한 거랑 아마 같을거야
얼마전에 눈이 많이 내려서 가뜩이나 더러운데
차 꼴이 말이 아니야
날 풀리면 새차 한번 해야겠어
아닌게 아니라 6개월은 넘은거 같아

하얀색 운동화.. 바닥은 파랑이야 옆에서도 보여
집에 가져와서 신발끈을 알맞게 매고..
방에서 신은채로 몇발자국 걸어다녔어
새 신발은 이때가 제일 기분 좋은거 같아
막 사서 방에서 신고 다닐때.. 꼭 방이어야 해
가격도 싸고.. 지금도 운동화 생각하면 만족이야

이렇게 모습도 기분도 좋아지는걸
왜 진작 새운동화 하나 사질 않았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어
당신하고 나하고 다른 점 중에 하나일거야
사실은 오늘 치약 사러 간거였어
아침에 마침내 치약이 똑 떨어졌거든
세재도 거의 다 떨어져 가는데 그건 안샀어
아직 남았으니까..
당신이라면 벌써 한참 전에 사놨을거야
첨엔 내방식과 틀려서 조금 낯설었지만
당신 그런 모습이 난 정말 보기 좋았어
지금 다시 이러는 내가 나도 싫지만
생기없는 생활속에서 자꾸만 본연의 내모습으로 지쳐간다


요 며칠새 날씨가 정말 추웠어
집에서도 꼭 이불속에만 들어가 있고 싶은 그런 추위였어
낼부터는 좀 풀린다는데..
날씨도 일도 마음도.. 잘 풀렸으면 좋겠어
새운동화 사서 신은 기분처럼만 되면 좋을거야.. 그치?





다른 사람들이 너무 안쓰니까
난처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