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다음주 수요일이면 아버지 생신이 다가오네요.
돌아가시고 나니 생신이 되어도 며칠 후 돌아오는 제 생일이 되어도 아버지가 축하해 주시는 생일이 아니니 마음한 곁이 쓸쓸하답니다.
아버지.
이번 시어머니 생신을 어제 차려 드렸어요.
못하는 솜씨지만 이것 저것 해서 작은집 식구들과 고모들 그리고 시누이 가족들과 함께 어머니 생신을 축하했어요.
아이들과 가족들의 생일 축하 목소리에 어머니의 웃음짓는 모습...
다들 행복해 보여서 저도 좋았어요.
저 혼자 뒤에서 생각하니 아버지 생각이 절로 나더라구요.
우리 아버지 생일도 며칠 있으면 되는데....
어머님께서 가시는 길에 제 손에 뭘 쥐어 주시면서 수고했다고 하시고 나가셨어요.
만원짜리 다섯장 꼬깃 꼬깃 접어서 제 손에 쥐어 주시면서 생일날 뭐라도 필요한 거 사라고 하시면서 나가셨어요.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전 아무것도 해 드린 것도 없는데....
아버지 나이 한살 두살 먹을 수록 왜 자꾸 서글퍼 지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동생들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저 정말 힘들어요.
애들 아빠도 옆에서 위로는 해 주지만, 전 정작 동생들에게 아무런 힘도 되어 주지 못하고 있잖아요.
요즘 막내가 많이 힘들어요.
막내 성격 잘 아시잖아요.
무슨 일 있어도 말도 잘 안하고 속으로 앓고만 있는 놈이잖아요.
그런 녀석이 요즘 세상 고민 다 짊어지고 다니고 있어요.
하나 있는 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구...
올케하고도 사이도 좋지도 않구.
우리 막내 잘 안 풀리면 어쩌죠.
아버지 보고 계시면 대답 좀 해 주세요.
멀리서 보고 계시는 아버지도 속이 편치 않으시겠지만,
아버지가 안 계신 이 곳에서 동생들을 보고 있는 전 정말 하루하루가 바늘 방석 같아요.
너무 신경을 쓰는지 머리도 자주 아프고, 저 사는 의욕도 자꾸 떨어지구 그러내요.
오늘도 막내를 위해서 기도를 드리기는 했지만, 저 자신의 위로가 아닌가 싶어서 마음이 많이 아파요.
기도 중에도 자꾸 눈물이 나는걸요 아버지...
아버지 우리 막내 잘 풀리게 길 좀 인도해 주세요.
아님 꿈에서라도 막내를 좀 꾸짖어 주세요.
정신 좀 차리라고...
아버지 정말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