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0년되었어요.
밝히긴 곤란하지만 어쨋든, 시댁에 떳떳하게 얼굴들고
나타날 입장도 못되고 시어른도 저를 받아주지 않아
그냥 살아온게 10년세월입니다.
다행히도 남편이 중간에서 왕래를 하고 시댁에 섭섭치않게
생활 보살펴드렸지만 전 시어른들 얼굴도 못뵙고 살았죠.
그런데 요즘 시어머니가 기력이 없으신지
마음약하신 말씀을 종종 하셨다합니다.올해 칠순이시거든요.
며칠전엔 남편손에 인절미 한봉지를 보내셨더군요.
난생처음 시어머니께 받아본 따뜻한 선물이었어요.
말로는 안하셨지만 이젠 힘에 부친다고,
도와달라고, 같이 살자는 표현이 숨어있는것 같아서
마음이 짠했답니다.
오늘 오전엔 제가 이렇게 출근한사이 남편이 시부모님을 저희집에
모셔와서 사는걸 구경시켜드렸네요.
사전예고도 없이. 이방저방 열어보시며 흐뭇해하시더랍니다.
말씀은 없었지만 당신들도 아들네집에 와보고 싶으셨겠죠.
남편이 저녁에 같이 식사라도 하자고 합니다.
난생처음, 결혼10년만에 뵙는 시부모님.
시어른들도 제 얼굴 가물가물하실테고 저도 그저 사진속에서만 뵌 시부모님.
지금 솔직히 떨리고 걱정되고, 행복반 걱정반입니다.
뭐라 말씀드리고 지난 10년세월을 지나가얄지 걱정입니다.
오늘 그렇게 뵙고나면 약간은 저도 왕래가 시작될테고
그동안 직접 부딪치진 않았지만 제 부담이 더 늘어나겠지요.
어쩌면 그동안 참 편하게도 살아왔으니까요.
고생문이 이제야 열리는건지, 아니면 그야말로 행복문이 열리는건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제 마음을 다하면 고생문이 아니라 행복문이 되겠지요?
저녁에.. 시어른을 10년만에 뵙게됩니다.
뽀얗던 저도 이젠 나이들어 아줌마티 나는데.. 어르신들 보시고
실망이나 안하실지.. 앞에서면.. 괜시리 눈물만 날것 같네요.
이글을 쓰면서 저자신에게 위로와 용기를 줘봅니다.
힘내라고.. 나에게 잘할수있을거라고 용기를 줘봅니다.
환하게 웃으며 뵈야지요.. 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