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노랗고 땡글한 콩 냄새가 좋아
솔가지 타는 연기에 눈물 콧물 흘리며
불붙은 아궁이에 시린 손을 쪼인다
삶은 콩은 찐득찐득할 때까지
절구통 안에서 숨죽이며 부서지고
엄마 어깨 들썩일 때,
절구대 하늘 향해 춤을 춘다
윗방 천정에는 지푸라기 집지어
메주 덩어리 대롱대롱 달려 있고
아랫목 시루에선 케케한 냄새
스며와 코를 막는다
청국장 끓어오면 온 집안엔
냄새 진동하고 커다란 뚝배기엔
보글보글 허연김이 모락모락
온 집안 식구 옹기종기 모여 맛나게도 먹고...
지금은 어른되어 청국장 끓릴려면
아이들 눈치보랴 옆집에 냄새가랴
먹고파도 참으며 그때 엄마의 청국장이 그립네
된장 한 숫갈 푹 퍼다 찬물에 풀어
매운 청양고추 숭숭 썰어넣고
작은 뚝배기 가스불에 얹어 놓으면
된장찌게 맛있게 먹던 그대 얼굴 그려보며 미소짓네
나, 늙어 산에 들에 가깝게 살거든
손수 담근 된장 고추장 항아리
윤기나게 닦으며 그대 좋아하는 된장국
맛나게 끓여,
호호불며 함께 먹고픈데 그럴날이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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