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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 이야기


BY 외며늘 2003-02-03

이번 설
시댁엘 갔더니
우리 시모 뒤뜰 땅속 깊이 파묻어둔
뭔가를 꺼내더니
그거 잘 보관 해 두란다.

까만 비닐봉지 뜯는순간
현금 자그마치 수백만원

그 돈으로 나중에
당신이 정신을 잃거나(치매) 아프거나 하면 쓰란다.

만일 정신을 잃으면 당신이 돈을 묻어둔 것 조차 알수
없으니 미리 주는 거라 한다.

몇년전부터 재미로 소일거리 하러 다니신다 하시더니

그날 밤 나도 모르게 눈물을 내내 흘렸다.

그 돈 없어도 우리 시모 충분히 봉양할수 있으니
그런 소리 마시고 건강히 오래 사시라 했다.

사람 목숨이 그러냐고

절에 가시면 내내 우리 아들 며느리 못볼고생 안시키게
(똥오줌 못가리는거)
주무시다 저세상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시는 분이다.

우리 어머니 그런 분이시다.

딸 일곱에 막내 아들하나

그 아들이 초등때 아버님 돌아가시고
혼자서 농사지으며 키워내셨다.

올해 연세 76인데
무슨 징조가 있기에 그러시는 건지
맘이 불안하다.

더 불안한건 어머니 유년시절 부터 여태껏 살아온
한편의 드라마 같은 얘기를 내내 들려 주시더니
(남편이 친구만나러 간사이)

내 인생이 이러 했으니 내가 네게 몹쓸짓하고 그러진 안을거라
하신다.
눈물이 핑돌았다.
혹시 내가 뭐 잘못한거 있나
내가 서운하게 해드려서 그러시는 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었지만
결혼 6년 동안 일곱 윗 시누들 내게 싫은 소리 한마디 안한거

보면

어머니께서 얼마나 나를 배려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언젠가 어머니께 다가올 그날이 오면

난 진심으로 가시는 걸음앞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맘이

나도 모르게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