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어제 은행에 갔었어요. 제가 근무하다 명퇴한 곳인데 평소엔 잘안가죠. 가면 예전에 근무 할때 생각나고 또 조금만 불친절해도 더 불쾌 하고. 그리고 고객들도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왜 그만 뒀는지 지금까지도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고, 같이근무하던 동료들이 속속 승진 해서 발령 받아 오는것 보면서 그때 괜히 그만 뒀었나하는 후회비슷한 감정도 싫고해서
근데 제 첫사랑 그러니까 여고때 좋아했던 선생님빼고는 처음 남자로 느낀 사람을 만났어요. 내남편 말고는 유일하게 마음을 준 사람이죠. 십년만에 만나는 것인가?! 차장 승진해서 온지 얼마 안된다더군요. 나이에 비해 무척 빠른 승진이죠.
반가움과 놀라움 그리고 얼굴을 보자 세월은 흘렀지만 가슴이 뛰고 같이 근무하던 때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지며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나 보다 일년 늦게 입사해서 내가 일도 가르쳐 주었던사람,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던 가슴시리던 사랑이었는데....
그 사람도 나를 보더니 너무나 반가운 얼굴을 하더군요. 같이 차한잔을 마시면서 근황을 주고 받으며 혹시 내 목소리가 떨리지는 않는지 얼굴이 상기되진 않았는지 걱정이 되더군요.
고속승진을 하고있는 능력있는 그를 보며 웬지 초라해지는 나를 느꼈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있고 행복하게 살고있긴하지만 말그대로 아줌마 다 돼 버린 나.
자기계발에 게으르고, 이제 돌지난 둘째애 돌보느라 일년 가까이 바깥 출입도 거의 안하고 내삶의 많은 부분을 남편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살도 찌고, 나이도 먹고, 노래방에 가도 한참을 뒤적이다 옛날 노래 몇곡 부르고 앉아 있다 오고, 외출할때 거의 남편 자가용 타고 다녀서 시내버스 요금이 얼만지도 모르는나, 기타등등 기타등등.......
저녁에 신랑하고 맥주한잔 하면서 그사람 얘기를 같이 했죠. 승진해서 이곳에 온거랑, 같이 근무 하던 사람들 속속 승진해서 승진발령받아 오는 모습에서 느끼는 내 감정들을 신랑에게 얘기하면서.
그사람 내가 좋아 했던 사람이란거 아는 우리 신랑인지라 얘기 끝에 씁쓸해 하네요. 내가 당당하고 멋지게 살고 있다고 자부하길 바랬는데 초라하게 느꼈다는것 자체가 싫었던 모양예요.
이제 뭔가 자기계발에 신경 써야 겠어요. 누구 아내, 누구 엄마로 머물기보다 나 혼자만으로도 빛날수있는 내가 되기위해
그리고 먼 훗날 남편이랑 지는 저녁놀 바라보며 그래도 당신을 만나 행복했노라는 말을 하기위해, 또 듣기위해 열심히 현명하게 살아 가야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