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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해야할지...


BY 상담 2003-02-24

사람은...
사람마다 각자 보여주기 싫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어떤 부분인지, 어떤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걸 자존심이라고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존심을 세우는것인지 모르겠지만...자존심을 떠나 부끄럽네요...
저에게 보여주기 싫은 부분은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 대한 것입니다.
정말 사랑하고 결혼까지 생각하는데....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아이엠에프...다들 어려웠겠지만...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고 전세구할 형편도 못되어 월세로 반지하의 작은 방에서 다큰 남동생과 여동생과 같은 방을 쓰면서 사는 모습을 정말 보여주기가 힘들어요...
물론 이해해주지 못할 사람두 아니고 형편이 조금 어려운것이 흉은 아니란거 알지만...
그런 어려운 형편에서도 삼남매 대학까지 다 보내주시고 모자란거 없이 해주시려고 노력하시는 부모님께 정말 죄송할 따름이지만...
그래도 왠지 자꾸 숨기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전 오빠네 아버님댁과 형님댁에도 두서번 갔다왔고 오빠네 가족분들께서도 다행이 절 좋게 봐주시는 것같은데..
우리집에 가서 아버님을 뵈야겠다는 오빠에게 이핑계 저핑계로 감추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님을 안본건 아니에요...
이번 구정때 큰집에는 같이 가서 어른들을 뵙긴했는데...
저희 집이 아니니까...물론 저희 집에서도 걱정이 많으시죠...
결혼을 생각할 만한 여유도 없어 더 많이 답답하시간봐요...
저도 철없이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지 못하겠고...
오빠에게 나 돈없어서 결혼 못해~라면서 은근슬쩍 장난식으로 얘기해보긴 했지만 진지하게 그 문제에 관해서 얘기를 못해봤어요...
그럼 결혼을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하시겠지만...
오빠 나이가 서른 중반이에요...저하곤 8살 차이입니다.
제 생각만 하면서 결혼을 늦추기엔...오빠 나이가 걱정이고...
이유도 얘기하지 않고 결혼을 늦추려고하는 저에게 오빠가 섭섭한것 같기도 하구요...
주위의 결혼을 앞둔 친구나 결혼 한 몇몇 분들에게(정말 친한 분들) 고민을 얘기해봤었지만...다들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하세요..
사실 문제 자체만 따지고 보면...어려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아무리 좋게 생각하고 말해보려고 수차례 맘먹어도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
절대...보여주고 싶지 않다고...차라리 포기할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창피하구 그래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시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그래서 마음만 답답하고 지치기만 합니다....

시덥지 않은 문제로 골치 ??고 있네~라며 가볍게 여기실 분들도 많으리라 봐요...
쉬운 문제라고 생각해버리진 말아주세요....
그래도 따뜻하게 말해주시는 분들의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적어보는 글이니까요...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절 이만큼 잘 키워주신 부모님이 이제와서저의 결혼 문제때문에 서글퍼지시는거..마음아파서 못보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할 수도...부모님을 생각해서도 어찌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숨기고 감추고...그래봤자 제자리 걸음뿐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