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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BY 여자 2003-03-07

아침에 내리는 눈을 맞으며 생각합니다. 이대로 옷을 입고 가방하나 메고 조용히 떠나고 싶다고...
여태까지의 삶을 지우개로 깨끗히 지워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그리고 싶다고...
이미 발을 빼기엔 너무 깊은 뭍으로 들어와 버렸다고 체념하다가도 그래도 가끔은 끝이라는 단어로 새로움을 시작하고 싶다고도 생각합니다. 이젠 나 자신을 위해 살려합니다.
남편을 위한 그의 뜻을 무조건 순종하는 삶이 아닌 내 의지대로 살고 싶습니다. 그의 이기적인 성격, 나를 쬐려보는 눈빛, 심하게 나를 학대하는 거친 말투를 뜯어 고치긴 어렵다는걸 진작에 알았지만 이제 정말 그런것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어느 분이 올린 글중에서 남편이 바람이라도 나서 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분의 생각에 절대 동감입니다. 저에겐 분명 용기가 부족함을 압니다. 용기앞에 아이들이 가로 막고 있습니다. 그들을 부정할순 없습니다.
그래서 전 결심합니다.
누구의 아내라는 이름을 버리고 누구의 엄마와 나 자신의 이름으로만 살겠습니다.
그가 아내를 원한다면 제가 거부하겠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용기를 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