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편집자
똑같은 fact를 가지고 신문사에 따라 어떻게 논조가 달라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기사 2개입니다. 어떤 기사가 신문기사다운 기사일까요?
기사 1.(대한 매일 펌) <만년필과 플러스펜> 박선화 논설위원
만년필이 플러스펜으로.
주의력이 있는 시청자들은 TV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국정문건을 결재하거나,평검사와의 토론시 메모할 때 사용한 필기구를 눈여겨 봤을 듯하다.통상 보아온 만년필이 아니라 플러스펜이다.청와대측은 13일 이와 관련,“원래 대통령이 명품에는 관심이 없는 데다 필기구를 사용할 때 주변에서 건네주거나 옆에 있는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며 별 뜻없이 플러스펜을 쓴다고 밝혔다.소탈해 만년필을 애용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플러스펜은 국내 유명메이커가 지난 1965년 개발한 독자 브랜드.사인펜보다 글씨가 얇고 부드러워 많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볼펜 대신 애용하고 있다.값도 250∼300원이어서 실용적이다.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이라면 날씬한 뚜껑으로 급할 때 손가락 마디나 손바닥 등을 꾹꾹 눌러 시원한 기분을 느끼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만년필 세대로 일컬어지는 50∼60대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겐 이 장면이 낯설다.그동안 TV와 사진을 통해 국내외 대통령이나 장관,대기업 총수 등 VIP들이 만년필을 사용한 장면이 눈에 익었기 때문이다.만년필을 사용하는 것이 에티켓이자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란 해석이 뒤따른다.필자의 기억에는 무엇보다 만년필이 5년여전 외환위기 당시 임창렬 경제부총리가 캉드쉬 IMF총재와 외화차입 서명을 하던 장면이 애잔하게 남아 있다.최근에는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81년 사법고시 합격시 같은 아파트에 살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로부터 만년필을 선물로 받은 인연이 화제였다.더 거슬러 만년필은 박정희 대통령이 1965년 한·일협정 비준서 서명시 사용했으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들도 필기구로 만년필을 사용하곤 했다.클린턴 미대통령이 방한시 방명록에 서명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만년필은 품위 있거나 지체 있는 사람들의 애장품으로 불린다.국산보다는 몽블랑으로 대표되는 독일산 명품이라야 그나마 포켓에 넣고 다닌다.이제는 ‘만년필’이 첩보영화나 실생활에서 도청이나 위치추적장비로 활용돼 그 가치는 다소 떨어진 듯싶다.대통령이 부지불식간에 쓰는 필기구를 보며 권위주의와의 결별,세대 교체의 한 상징이라고 하면 지나칠까.
<대한매일 펌>
기사2.(조선일보 펌) <대통령과 300원 짜리 플러스 펜>
요즘 TV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서류에 결재하는 모습이 자주 나옵니다.
‘서민 대통령’이란 이미지에 걸맞게 노 대통령의 손에는 300원짜리 모나미 플러스펜이 들려 있습니다.
‘내가 쓰는 펜을 대통령도 쓰는구나’라는 생각에 정감이 가더군요.
그런데 한 외국기업 임원은 노 대통령이 플러스펜을 쓰는 데 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서명할 때 쓰는 펜이 자신이 가장 아끼는 만년필이라는 것입니다.
노 대통령이 만약 국제무대에서 플러스펜을 쓴다면 예의에 어긋난다는 평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습니다.
국제매너센터 김호정 원장은 “정치인이나 비즈니스맨에게 펜은 단순한 필기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합니다.
까다로운 사람들은 메모나 서명할 때 상대방의 필기구를 보며 그 사람을 판단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회의에서 메모할 때 뚜껑이 있는 펜을 쓰는 것은 신뢰감을 떨어뜨립니다.
뚜껑을 열어 뒤로 꽂는 것 자체가 시간을 지체시키고, 뚜껑을 옆에 놓은 후 찾는다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서명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그의 요구를 허락한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의식이지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역사적 순간을 떠올려 보십시오.
서독과 동독의 양국 수상은 몽블랑의 ‘마이스터스틱’을 들고 있었습니다.
2001년 8월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가 IMF졸업장에 서명할 때 썼던 만년필은 한국은행의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됐을 정도입니다.
이 만년필은 국산 아피스사의 ‘임페리얼 만년필’로 뜻깊은 서명을 위해 특별 주문한 것이라고 합니다.
노 대통령이 사용하는 플러스펜은 값도 싸고 품질도 좋아 많은 학생·직장인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러스펜은 잃어버려도 그리 아깝지 않고 몇 번 쓰면 금세 닳기 때문에 1회용의 인상이 강합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대통령도 멋있지만, 국산 만년필로 서명을 한다면 더 보기 좋지 않을까요.
/박내선기자 n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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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조선일보 기자는 젊은기자로 알고 있고 대한매일 기자는 언론사 중견간부입니다. 세대차이라기 보다는 나이에 상관없이 기자가 평소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난다 할까나요.
밑의 조선일보 기사는 조선일보식의 글쓰기의 샘플이라 할수 잇을것입니다.제목 부터가 대통령과 300원짜리 플러스 펜입니다. 대통령과 플러스펜 이렇게 하면 될텐데 굳이 300원짜리라는 구절을 첨가해서 제목을 짓다니....선정적인제목, 용어 사용,fact제시,관련의견이나 학설제시, 결론제시순으로 기사를 작성한 이 기사에서 든 사례는 모두 부정적인 사례만 취사선택했다는 거죠. 위의 대한 매일 기사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외국인의 의견,정체모호한 국제 매너협회의 의견, 뚜껑이 있는 펜은 신뢰감을 떨어뜨린다는 기상천외한 학설, 미리 결론 부터 내려놓고 결론에 꿰맞춰서 fact를 취사선택하다보니 이런 골때리는 기사가 탄생한겁니다. 제가 조선일보 기자앞으로 대한매일 기사를 이메일로 보냇는데 뭐라고 답변할런지....하여튼 조선일보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