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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억울합니다.


BY 봄이오길 2003-03-14

작년 10월경에 사귀던 남친에게 다른 여자가 생겨서 헤어졌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둘사이 정리가 힘든 이유가 있네요.
돈이죠.
제가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남친한테 도움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돈이 오갈때 약속했던게 있었죠.
이돈은 결혼해서 같이 갚아 나가자고.
남친 아버님이 집얻을때 보태준 돈을 남친이 빼서 줬었거든요.
그러니까 부모님 몰래 하자고.
굳이 얘기할거 있냐고 했었죠.
그리고 만약에 남친이 먼저 헤어지자고 하면 그돈 안받는다고도 했었구.

헤어지면서 처음에는 미안하니까 그돈 안받겠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전 부모님 돈인데 갚겠다고 했었죠.
내가 그돈 안갚고 나중에 몇배로 벌받기 싫다고 하면서.

그리고 지난달까지만 해도 호의적이었어요.
제 형편 다 아는데 몇년이 걸리더라도 갚기만 하라고.
그런데 몇일전에 아버님이 아셨답니다.
그래서인지 어제 전화와서 2달안에 갚으라고
돈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게 지겹다고 하면서
태도가 확 변하데요.

그런데 전 안갚겠다고 한적도 없고,
우선 저희 집에서는 모르니까 좀 기다려달라고
집형편 풀리면 말씀드려서 갚아주겠다고 사정을 했지만
안통하더라구요
아버지사업이 잘안되서 지금 어려운데다 어머니도 편찮으시고
지금은 절대로 말할수 있는 형편이 아니거든요

억울한게 많아요.
결혼하자고 하자고 저한테 시댁에 인사시키고
저희 부모님만 모르시지
주위 사람들 다 알고 결혼한 사람들처럼 지냈고
시댁과도 매일 통화하면서 딸소리 들었는데
그래서 그친구를 믿고 모든걸 다 줬는데
제작년에는 자연유산까지 했었구
둘다 자취하니까 매일 남친이나 제집에서 살다시피..
헤어지기 3달전 부터는 집도 합쳤구
물론 그 친구가 지방에 내려가니까 방세 아낄려고 들어간거지만
살림 합친건 맞는거죠
휴일에 올라오면 그 기간동안은 정말 같이 사는것 같았으니까..

제 입장에서는 저희 집 모르니까 아실까봐 제맘이 불안하고
여자니까 남자랑 같이 산거 겉으로 표시도 나고
결혼하면 같이 갚자고 하던 빌린돈도 있고
버림받은 기분에 지금도 너무 힘들지만

그 친구는 집에서 다 아니까 맘편하고
남자니까 여자랑 살았던거 표시 전혀 안나고
돈도 받을 입장이고
지금 다른 여자한테 정신팔려서 아주 행복하게 지내죠

전 첨에는 헤어진거 수용하고 돈갚자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너무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에 견딜수가 없어요
집에도 알리겠다고 협박하고
시댁어른들도 언제 다 갚을수 있겠냐고 전화하시고

그돈 제가 취직에서 계속 실패하고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생활에서 자리잡을때 도와준거죠.
물론 알죠. 갚아야 한다는거
그런데 저쪽에서 이렇게 나오니까 정말 갚기 싫네요
그 돈 갚으려면 힘이 들겠지만
그보다더 제 가슴에 맺힌 한때문에..정말이지
결혼한다고 철썩같이 믿고 부모님한테 죄송한 마음 가지면서
그친구하나만 바라보고 그렇게 지냈는데
저 여자잖아요. 이런 몸으로 다른 남자 어떻게 만나나요?
그 돈 다 갚기 전에 다른 남자 만나면
그 사실을 어떻게 이해시키나요?
비밀이란 없잖아요.
언젠가는 들킬게 분명한데

2년을 매일같이 지냈지만
지방 내려간지 3개월만에 같이 일하던 다른 여자한테 넘어가는 남자
물론 헤어지긴 잘했지만
저한테 더 좋을일이 생기라고 그런거겠지만
돈문제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제 친구가 보다못해 법률상담을 해보니 안갚아도 된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사실혼으로 고발해서 위자료 받아야 된다고 흥분하더라구요
한번 유산한 몸 그 어떤 돈으로도 보상이 안되는데
너무 매정한 사람들이라고..

안갚으려고 맘 먹었지만
절 딸이라고 불러주신 시부모님 얼굴이 자꾸 떠오르고..
하지만 그친구 생각하면 모른척 하고 싶구
반만 갚을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