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에 관한 생각입니다.
이라크 전쟁의 참사에 분노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UN을 따돌리고 마음대로 전쟁에 뛰어든 것은
분명한 잘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일부의 결벽증적인 집착이 솔직히 좀 의아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입니다. 솔직히 좀 도를
넘고 상식을 벗어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에 반대하는 것. 그리고 나아가서는 한국이 처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파병까지 반대하는 것.. 그것도 하나의 존중할만한
의견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이 난리통은 어찌보면 반미경향을 타고 일종의 과열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게 아닐까요? 파병을 하면 전범국가가 되니 아이들을 보기가 부끄럽다..? 심지어 국적을 버리겠다는 인간방패까지 나왔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이 왜 지금까지 한국국적을
유지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런 식으로 판단하면 대한민국은
이미 전범국가가 된지 오래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이미 월남전에 전투병을 3만명이나 파견한 것을 잊으셨습니까? 게다가 양민학살에 대한 의혹까지 존재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것때문에 우리가 지금
당장 더러운 전범국가 대한민국의 국적을 버려야합니까?
파병에 반대하는 의견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파병을 하면 갑자기
이 나라 4천 5백만 국민이 피겹이나 뒤집어 쓰는 것처럼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드니.. 질겁을 하면서 이 나라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겠다는게 이해가 안 갑니다. 전 세계의 어떤 나라가 그렇게 완전무결하게 도덕적이란 말이며.. 도대체 어떤 나라를 조국으로
삼으시겠습니까...?
파병을 하면 아이들 얼굴을 어떻게 보냐고 하시는 어머니들...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파병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함께 넘을 수많은 어려움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북한 핵 문제가 대두될 것이고
사태가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습니다. 지금의 파병문제
보다 더 힘든 결정을 내려야할 때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럼 그럴때
마다 아이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실건지요?
그렇게 약한 마음으로 강대국들 사이에서 생존을 모색해야하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기를 수 있겠습니까?
전쟁은 비극입니다. 그러나 이라크 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민족분쟁과 전쟁 테러 기아로 많은 어린이들이 매일같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전쟁은 미국이 가해자라는 것 때문에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세상은 이라크 전쟁 이전에도 고통와 기아 죽음과 불평등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언제부터 이런 고통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던걸까요?
별로 기분좋은 얘기는 아니지만.. 제 3 세계로 보내지는
돈은 물론이요 국내안에서 한 개인이 내고 있는 어려운 이를 위한
기부금.. 우리가 그토록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20분의 1 수준입니다
정말 우리가 부끄러워해야할 것이 있다면 파병 이전에 차라리 이런 우리의 인색함과 무관심이겠지요.
파병 이후에도 이라크 전이 끝난 후에도 세상은 계속 돌아갑니다.
파병으로 인해 이 나라가 하루 아침에 더러워지고 존재가치를 잃고
전범국가가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과연 여러분의 순백색
국가관을 만족시킬 나라가 어떤 나라가 있을지 세계지도상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그리고 과연 내가 요즘 유행하는 반미 반전에 휩쓸리기 전에...
정말 제 3 세계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가져왔는지. 잠시
회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