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꼭 아버지를 닮게 되나요...?
제가 너무 예민한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3년 반정도 사귄 남친과 결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한 결혼일짜를 잡은것도 아니지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양가에서도 다 알고 계시구요...
저희집에서는 첨에 반대하셨습니다.
남친 집이 어렵거든요...부모님께서 전혀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십니다.
제가 철이 없어서 그런지,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남친의 집에 인사드리러 오구부터 참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경제적인 것을 넘어서서 저희 가족과는 참 많이 틀려서요..
그렇다고 저희집이 넉넉하고 그런건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도 참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셔서 이만큼 키워주셨습니다.
쉰 후반이시면서도 저희 아버지 요즘에도 새벽같이 나가십니다.
그러고도 힘들다 소리 한번 저희들한테 안하십니다.
학교다닐때는 객지에서 고생한다구, 엄마한테 주는 생활비보다는 저희 용돈부터 먼저 챙겨주시던 분이셨구요...
근데 아버님은 열심히 사는것에 대해 참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시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다 똑같다는 식의 말씀을 친척분께 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말씀이라도 좀 하시고, 편하게 이야기라도 좀 해주시면 그나마 나을것 같습니다.
전연 말씀이 없으십니다.
남친 말로는 누가 말을 시키기전에는 절대 말씀 안하신다 하십니다.
가족들과는 왠지 격리된듯한... 따로 겉도는듯한 분위기입니다.
제가보기에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무책임해보이십니다.
어렸을때부터 결혼할 사람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남친 아버님은 생신을 맞이하여 가족들이 정성껏 차린 상을 드시려 하지 않으십니다.
어머님께서 제가 보고 있고 하니까 무안하시어, 드셔보라고 하셔도
맛도없는거 먹어서 무엇하냐고 되려 한마디하십니다. 짠거 매운것만 좋아하셔서 그런다고 어머님께서는 또 무안해하시며 한마디 하십니다.
아버님께서는 그러고 또 아무말씀 없으십니다.
당신 생신때문에 이렇게 준비하신것일텐데...
문득문득 남친과 보면 그런 아버님 모습이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참 착합니다. 이해심도 많구요... 근데 문득문득 이야기를 하거나 심각하게 싸우거나 할때에는, 또는 이사람이 우울해할때에는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것 같습니다.
또한 남친 집이 어렵다보니, 남친은 집에 대해 엄청난 책임감을 안고 있습니다. 장남이거든요..
벌써부터 부모님 생활비 걱정을 합니다.
집 꼭 사야하느냐고 합니다.
꼭 사야한다고 하니까, 그럼 천천히 사자고 합니다.
게다가 남친은 너무 욕심이 없습니다.
자신의 성공에도 전혀 욕심이 없구, 돈 욕심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다 보니까 집을 꼭 사야하는 필요성도 못 느끼는거겠죠..
제가 너무 걱정없이 자라서 그런지, 남친과의 결혼 후가 부담스럽습니다.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동안 그저 이남자 하나만 믿고 결혼해야지 했는데,,,
이제는 이 남자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며칠전 싸웠습니다. 갑자기 이런 저런 걱정들로 우울했습니다. 둘다 다혈질이거나 하지 않아 그동안 많이 싸우지 않았는데, 이 남자 삐지더군요.
제가 하는 말 들어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전화 기분나쁘게 툭툭 끊습니다.
그 담날 만나서 이야기 했습니다.
왜 이야기를 못 들어주느냐고 했더니, 친구랑 같이 사는데 추운데 나와서 전화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혼자 살면 그러지 않을거냐고 물었습니다. (며칠후면 친구 이사갑니다.)
똑같을거라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정리가 되어서 말할 수 있는거라구...
오히려 저한테 대답하기 싫고 잘 모르겠는건 묻지 말라고 합니다.
남친이 처음이라 제가 잘 몰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 대개 남친이 자꾸 물어보고 이야기해서 풉니다.
근데 저희는 오히려 제가 풀고 싶어 전화해도 남친은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그런 말도 합니다.
인생을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자기는 비관론자에 가깝다구...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아버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참 불안해지더군요...
제가 너무 예민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