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약싹빠르고 잔머리에 능한 남자가 있었는데 친구들은 그를
여우라고 불렀다.
남자 체면에 여우란 별명이 너무나 창피했던 그 남자는 어느날 친구들을 불러놓고 어떻게하면 날 여우라고 부르지 않겠냐며 물었다.
친구들은 평상시 그의 잘못된 행실들을 일일히 열거하며 더이상 그러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러겠단 약속으로 우리에게 거하게 한턱 쏘면 그때부터 넌 여우가 아니라고 말했다.
남자는 약속대로 친구들을 불러다가 난생처음 거하게 한턱 쏘고 이젠 드디어 여우 소릴 듣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하며 기뻐했다.
그러나 다시 만난 친구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한술 더떠서 그보고 불여우라고 하는게 아닌가?
남자는 너무나 억울해서 친구들에게 따졌다. 너희들이 시키는데로 했건만 왜 아직도 내가 여우냐고.
그러자 친구들이 말했다.
맞다! 넌 더이상 여우가 아니다. 그래서 아니 불자를 앞에 붙여 이제부터 넌 불여우가 된거다. 아니 불자에 여우! 여우가 아니다. 어때 우린 약속을 지킨거다. 그러니 그렇게 화를 낼 이유가 없지.
결국 그남잔 여우란 별명대신 불여우란 별명으로 불려지게 되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