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23

친정 나들이......웬 할멈.....


BY 막내딸 2003-04-18

어떤때는 2~3개월에 한번 어떤때는 반년에 한번
친정에 가곤 한다.

아버지 생신에도 못갔는데 마침 연휴라 아이들
데리고 버스 두번 갈아타고 4시간이 걸려 집
으로 향했다.

내딴에는 무거운 짐들었다고 친정엄마에게 전화했
다 저녁때 버스정류장으로 나오라고 했다.

정신나간 버스기사때문에 사고가 날뻔하고 3중추돌
사고로 포도밭에 뛰어들어 박살이난 차도 보고 어
찌어찌 내가 어제밤 꿈을 잘꾸었나 보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며 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했다.

엄마가 나와 계실텐데 두리번 두리번....웬 구부정한
할머니만 한분있네.....하고는 아차 싶어 다시 본
순간 우째 이런일이 그 할머니가 바로 우리 엄마였다

구부정한 허리에 허연 머리 왜그리 초라해 보였던지.
헌데 그할머니가 우리 엄마 였다니... 난 별안간
화가 났고 슬프고 안타까워 엄마에게 되레 짜증을....

벌써 10여년이 되가는 내 결혼 전의 그래도 정정했던
젊은(?) 엄마의 모습이 내 뇌리에 는 남아 있는데
고생에 찌들고 세월에 파묻힌 엄마의 모습은 갑자기
웬 할머니가 되어 있다니......

아직도 술에 젖어 평생 엄마를 들볶는 아버지 일생을
무위도식 하는 아버지때문에 손발이 부르트고 짓무르
고 머리가 백발이 되도록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엄마....

막내딸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커녕 엄마 닮아
복이 없고 팔자가 이모양이라고 타박이나 하고 성질
나뿐사위 때문에 사네 안사네 하는 딸.......
그래도 자신의 모든것을 주고 싶어..그런딸애게
더 싸줄것이 ㅇ없나 찾으러 가는 엄마.....

소릴지르고 성질부리고 다정다감한 모습이라곤 전혀
없던 딸을 .....
꼭 나같은 딸 낳아 내가 우리엄마에게 했던 못된 행
동들 가슴아프게 했던 일들 고대로 내딸에게 당하고
살아야 하는데....난 딸이 없다.
며느리에게 그렇게 당하려나.....

엄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 내내 가슴한켠이 아리고
아프다. 엄마 할머니가 되도 좋고 초라해도 좋으니
아프지 말고 오래 오래 내 곁에 살아 계셨으면 못된
막내딸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