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남편 도시락을 들고 문구점으로 향하면 누군가는 꼭 이렇게 말하며 제게 인사를 하죠.
오늘 하루도 이렇게 시작이 된답니다.
절대로 사교적이지 못하던 내가, 아는 사람이라야 겨우 앞집애기 엄마, 그 옆집 울딸 친구네, 그리고 밑에집 할머니 이렇게 밖에는 모르던 내가 요즘은 아이들한테 인사받기 바쁘네요.
사실 어제는 남편과 한바탕했네요.
울남편... 열심히 사는거 물론 좋죠. 근데 너무 건너편 문구점을 의식하네요.
우리 남편 성격이 원래 대충대충 이런게 없는 사람인건 알겠는데, 그게 너무 지나쳐서 제가 좀 피곤해지고 있답니다.
우리 부부 대충 알겠죠? 허리 사이즈가 같답니다. --;
전 한달정도 지나면 조금은 여유가 생길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갈수록 힘들어지네요.
제가 집에만 있는것도 아니고, 출근해야 하니까 더 그런것 같아요.
이제 주말이 되면 더 바빠져서 주말 오는게 겁이 날 지경이 됐어요.
출근해서야 겨우 사무실에 앉아 음악 틀어놓고, 커피 마시면서 안정을 찾고 있답니다.
조금후 퇴근하면 또 문구점에 가서 일해야 해요.
문구점이 혼자 하기엔 너무 힘들고, 그렇다고 둘이 하기엔 벌이가 안되고 그렇네요.
혼자 하시는 분들 안계신가요? 어떤 요령이 있는건지요?
울 남편. 어제는 제 직장으로 전화를 해서는 동전좀 바꿔오라더군요.
- 다행인지, 불행인지 회사가 남편 문구점과 5분 거리에 있답니다.-
근데 그때 제가 좀 바빴거든요. 갑자기 화가 나는 거예요.
차라리 회사를 그만 두라고 하던지...
결국은 회사일 바쁜거 처리하고, 사장님, 상무님 나가시고 나서 은행에 다녀왔답니다.
그래도 몇년 만에 저금을 했답니다. 남편도 일 끝나고 정산하면서 집에 얼마씩 가져다 주는게 좋은 거 같구요.
전 물론 돈 버는거 중요하지만, 문구점 하면서 달랑 세식구 같이 밥상에 앉을 기회도 없는게 속상하더라구요.
남편은 기반잡을때 까지만 참아달라고 하는데...
전, 엉망진창인 집을 볼때도 속상하고, 딸아이 볼때도 속상하고 그러네요.
그래도 전 이렇게 혼자인 사무실에서 아컴에 들어와 수다도 떨고 음악도 듣고, 하지만 울 남편 거의 앉질 못한답니다.
점심도 문구점 한켠에서 해결하구요. 그나마 밥도 편히 못먹죠. 손님오면 바로 일어나 봐줘야 하니까요.
그 생각하니 울남편이 좀 불쌍해지네요.
남편 말대로 일년만 눈 딱 감고 참아볼랍니다.
또. 모르죠. 일년뒤엔 프로 문구점 아줌마가 되어 초보 창업하시는 분들에게 경영 노하우를 알려드리고 있을지도요....
즐거운 주말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