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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히려 우리식구들이 더 힘들다


BY 답답 2003-04-20

남자친구와 나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집에서의 반대...

예전에 남자친구가 우리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하기도 전에 우리집이 비어서 놀러온적이 있었다

물론 우리 둘만 있었고..

근데 연락도 없이 부모님이 오신거였고 그날부터 남자친구와의 만남은 말도 안되는것이었습니다

그렇게..우리는 강제로 헤어져야했고 집안에서는 제 감시를 하기 시작했죠

근데...우리는 만났어요

지금도 만나고 있구요

우린 헤어질수 없는 사이이고 제 남자친구가 어디 모자르거나 나와 성격이 너무 안맞아 견딜수 없거나

그런문제도 없고..단지 정식으로 인사도 하지 않고 우리집에 온 잘못으로 헤어질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잘못이지만...

암튼 그렇게 만나니 너무너무 힘이 드네요

남자친구한테도 미안하고..집에서는 남자친구 말도 못꺼내게 할 정도이구..

주말마다 전 남자친구 만나러 나가요

지금은 절 감시하지는 않거든요

근데 문제는 주말마다 나가니까 집에서 수시로 전화가 와요

어디냐..뭐하냐..누구 만나냐..등등

남자친구와 같이 있을때 할말도 없고해서 전화를 안받은적도 많고

일부러 꺼놓은적도 많고 전화를 받아도 대충 밥먹는다고 얼버무리고...

남자친구한테도 미안하지만 이런 내 자신도 싫어요..

남자친구도 우리집이 너무 그런걸 아니까 더이상 부모님 뵐수도 없는 처지이구...그냥 서로 우울해할뿐이죠

아까도 언니에게 전화가 왔어요

큰언니 작은언니 둘다 결혼했죠

큰언니와 작은언니는 연년생이고 형부들도 나이차이가 1살차이뿐이라서

전부터 커플끼리 잘 놀러다녔었어요

전 언니들과 나이차가 좀 있고..어려서부터 언니들이 수준차이난다고 잘 놀아주지 않았지만

언니들과 형부들 보면서 나도 좀 나이먹으면 멋진 남자친구와 언니들과 그렇게 같이 다니겠다 생각많이 했었는데..

언니가 전화로 그러더라구요 다음주에 뭐하냐구..

에버랜드 놀러가자구..

분명 큰언니 형부 작은언니 작은형부 그리고 나...

제 성격이 싹싹한 스타일도 아니구 그렇다고 놀이기구타는걸 좋아하는것도 아니구 혼자 머하러 가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니들은 솔직히 제가 남자친구 만나는걸 눈치챘을꺼에요 그런데도 아무말 하지 않네요

차라리 만나냐고 물어보면 만난다라고나 말할텐데...

그리고 부모님은 완강해도 언니들은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이해를 해주려고 할줄 알았어요

그래서 언니랑 형부랑 같이 한번 만나자고..한동안 반대 심해서 제가 집에서 말도 안하고 방에만 쳐박혀 있고 그랬거든요

근데...것도 언니나 형부나 바쁘다는 이유로 흐지부지 되버려서..

저도 언제 만나냐구 자꾸 묻기도 싫더라구요..

암튼 울 친척이 없어서 우리 식구들끼리 잘 뭉치는 편이에요

언니는 우리집에서도 가까이 살아서 무슨 날만 되면

우리집에서 엄청 잘 모여요

큰언니내외 작은언니 내외 부모님 나..그리고 군대간 남동생...

휴가 나와도 모이고...김장했다고 모이고..형부 생일도 울엄마가 차려줄 정도로 잘 모이는데

사실 저는 별로 잘 끼지를 못해요

성격적으로도 그렇고..아빠랑은 거의 말도 안하고(아빠가 너무 보수적이고 그래서 사실 뒤늦게 제가 반항도 많이 하고 그랬거든요)

형부들과도 형부형부 하면서 애교부리지도 못하고..

가족들 모임이 사실 전 하나도 기쁘지 않고 오히려 더 불편하기만 해요..

남자친구네서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세요

일요일마다 남자친구네 집에 가는편이데

가면 어머님이 정말로 잘해주세요

형이나 누나나 그냥 편하거든요

우리집처럼..

뭐 솔직히 우리집두 그렇지만..울엄마 아빠 사위한테 얼마나 잘해주시는지 몰라요

형부들도 울집와서도 졸리면 걍 안방에서도 드르렁 거리면서 잘 자거든요

근데 전 울집식구들보다 남친네 식구들이 더 편하구 남친네 집에 있는게 더 편해요

정말 우울하네요 이렇게 살기 싫은데..